"검찰개혁은 조국만이 할 수 있다더니…" 文 "윤석열 아니어도 되는 시스템 정착해야"

입력 2019-11-08 16:06
수정 2019-11-08 16:28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공정에 관한 검찰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면서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기소 과정에서 인권·민주성·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상당 수준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이제 국민이 요구하는 그다음 단계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요구가 매우 높다"며 "국민이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도 더 높은 민주주의, 더 높은 공정, 더 높은 투명성, 더 높은 인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검찰개혁으로 요구가 집중된 것 같지만 다른 권력기관들도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고 여기면서 함께 개혁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목을 끈 "윤석열 총장이 아닌 누가 되더라도" 발언은 인권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 공정하고 민주적인 검찰 수사 절차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개혁 완성을 통한 시스템 정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앞서 검찰개혁을 강조하면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만이 적임자임을 천명했던 것과는 상반된 발언이라 주목을 끈다.

문 대통령은 약 절반의 국민들이 조국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재가 결정을 내리면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 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조국 강행 이유를 설명했다.

조국의 낙마는 검찰개혁의 좌초라고 여겼던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국민들은 "근데 왜 조국은 그렇게 많은 의혹에 휘말리고 반대 여론이 많았는데 그가 아니면 안되는 듯이 임명한건지", "윤석열 총장이 옆에 있는데 그 앞에서 윤석열 말고 딴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당장 옷벗으라는 소린가", "조국이어야만 검찰 개혁 가능하다고 한건 뭔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