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치매라더니 '골프'…1000억 추징금 묻자 "네가 대신 갚아"

입력 2019-11-08 10:12
수정 2019-11-08 10:13


전두환 전 대통령이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치매 등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였기에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50분쯤 강원도 홍천의 A 골프장에 도착해 2시간 가량 골프를 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라운딩 회동에는 골프장 회장과 수행원들도 함께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거짓말쟁이", "사탄"이라고 비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 진단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올해 1월 열린 재판에 모두 불출석했다.

영상을 직접 찍고 촬영한 임한솔 부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10개월 정도 전두환 씨가 골프 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동안 허탕도 치고 했는데, 어제는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임한솔 부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서 골프장까지 따라가 동영상을 촬영했을 뿐 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직접 소속과 서대문구 시 의원이라는 정체를 밝히고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발포 명령을 직접 내린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가 발포 명령 내릴 위치에도 없었는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냐"고 되물었다. 뿐 만아니라 "넌 군대에 갔다 왔냐", "어디로 갔다 왔냐"고 캐묻는가 하면, "명함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임한솔 부대표는 또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1000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아직 검찰에 납부하지 않았고, 수년째 서대문구 고위 체납자 1위인데 언제 내실거냐"고 추궁하자 "네가 대신 내라"고 답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이유로 1030억 원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체납 세금도 30억 원에 달한다.

임한솔 부대표는 "어제 대화에서 단 한 번도 저의 얘기를 되묻거나 못 알아듣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한 번에 다 인지를 하고 정확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절대로 알츠하이머 환자일 수 없다는 확신을 100%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드라이버샷은 호쾌했고, 아이언샷은 정교했다"며 "걸음걸이나 스윙하는 모습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기력이 넘쳐 보였다. 건강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는 점을 저는 어제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에도 부인 이순자 씨와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당시 두 부부의 골프비용은 약 28만5000원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은 "부인의 골프 모임에 따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일상적인 대화는 하지만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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