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미덕, ‘꾸안꾸’ 스타일

입력 2019-11-11 17:48


[정혜원 기자] ‘무심한 듯, 시크하게’라는 말이 한때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프렌치 여성들의 공 들이지 않은 듯한 멋스러움을 뜻하는 ‘에포크리스 시크(Effortless Chic)’나, 미니멀리즘 패션(Minimalism fashion) 혹은 ‘놈코어(normcore)’ 등의 단어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던 표현이다.

평범함을 뜻하는 ‘노멀(normal)’과 철저함을 뜻하는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인 ‘놈코어’는 미국 뉴욕의 트렌드 전망기관인 케이홀(K-hole)이 2013년의 새로운 흐름으로 제시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태도’라고 일축할 수 있는 놈코어는 쉽게 말해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을 의미한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특별함을 거부하는 경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요즘 국내에서는 ‘꾸민 듯, 안 꾸민 듯’ 소위 ‘꾸안꾸’ 라는 단어가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줄곧 사랑 받고 있는 이런 ‘평범함’의 매력은 뭘까. 단조롭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디자인과 최소한의 색만 사용한 듯한 절제된 스타일은 너무 예뻐 보이려 의식하지 않아 오히려 더 여유로워 보이는 인상을 준다. 이런 ‘꾸안꾸’의 정석을 보여주는 패셔니스타 5인의 일상 스타일링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들여다봤다. 단순한 아이템들을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그들의 노하우를 참고해 남은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완성해보자.

#엘린 클링 (@elinking)



‘스타일바이’매거진을 창간한 패션 블로거이자 패션 에디터였던 스웨덴 출신의 엘린 클링. 미니멀하면서 클래식한 그만의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2014년에는 남편 칼 린드만(Karl Lindman)과 함께 그의 감성을 담은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토템을 설립했다.

주로 셔츠나 청바지 등 기본 아이템으로 클래식한 스타일링을 주로 선보이는 그는 특히 검은색 아이템들에 대한 애정이 유독 눈에 띈다. 어떤 자리에서 입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심플한 검은색 의상은 때론 캐주얼하고 때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크리스티 타일러 (@nycbambi)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패션 블로거 크리스티 타일러는 ‘놈코어룩’의 정석으로 불린다. 베이직한 아이템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캐주얼과 섹시함을 넘나드는 그의 스타일링은 모델 같은 그의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스니커즈나 워커 같은 투박하고 캐주얼한 아이템을 백리스 톱 등 과감한 아이템들과 매치하거나, 하이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를 믹스하는 독특한 감각은 20대 초반의 어린 그녀를 세계적인 패션 인플루언서로 만들었다.

#리지 헤드필드 (@shotfromthestreet)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패션 블로거 리지 헤드필드. 그 역시 주로 기본적인 아이템들을 활용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일상 스타일링을 연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남자친구 해리가 찍어 주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사진들은 차분한 리지의 스타일링을 더욱 감성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는 또한 본인 이름의 개인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유튜브에는 수요일마다 올리는 주중 브이로그와 더불어 테스팅 베이직이라는 콘텐츠로 기본 아이템을 활용한 스타일링 팁을 함께 업로드 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체크해보자.

#레나 마리아 (@lenamaria.s)



오스트리아 출신의 패션 인플루언서 레나 마리아. 무채색이나 아이보리, 연한 카키 등을 자주 사용하는 그의 패션은 올해 트렌드 중 하나인 ‘얼씨룩(Earthy look)’을 참고하기에도 적합하다.

또한 동유럽을 배경으로 보여주는 감성적인 일상 사진은 그의 인스타그램을 더욱 감각적으로 보이게 한다. 유러피안의 나른한 듯 편안한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참고해보자.

#차정원 (@ch_amii)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스타일링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차정원. 따라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그의 일상 스타일링이 많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그가 착용한 아이템들 역시 덩달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복 장인’, ‘사복 여신’ 등 수많은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그. 재킷과 로퍼 등 중성적인 아이템의 절묘한 매치와 신선한 컬러 조합은 그런 수식어 앞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사진출처: 엘린클링, 토템, 크리스티타일러, 리지해드필드, 레나마리아, 차정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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