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지갑’이 두둑해졌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광고 서비스인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사진)는 7일 카카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안으로 톡보드가 하루 기준 매출 4억~5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며 “톡보드 정식 버전이 나오는 내년엔 톡비즈만으로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78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 최고치다. 영업 이익은 같은 기간 93% 늘어난 590억원, 순이익은 597% 증가한 514억원을 냈다. 전 부문 매출이 고루 늘었다. 플랫폼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39% 늘어난 3507억원, 콘텐츠 부문은 25% 증가한 4324억원을 달성했다.
플랫폼 부문 실적을 견인한 건 톡비즈였다. 전년 동기보다 52% 늘어난 16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톡의 대화목록 상단에 노출되는 톡보드가 지난달부터 가세하면서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광고가 표출된 톡보드를 누르면 해당 업체의 서비스 페이지로 자동 연결된다. 여 대표는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광고주가 대폭 늘었다”며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결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유료 콘텐츠 부문이 전년 동기보다 52% 늘어난 919억원의 매출을 냈다. 카카오페이지가 일등공신이다. 지난 3분기 독점 웹툰·웹소설을 공개하는 ‘오리지널’ 서비스를 선보여 거래액 신기록을 달성했다. 여 대표는 “연말까지 카카오페이지, 픽코마, 다음 웹툰 등 카카오가 보유한 유료 콘텐츠 연간 거래액이 4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페이지 기업공개(IPO)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구체적인 카카오페이지 IPO 시점을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에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 대표는 SK텔레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 대표는 “SK텔레콤과 쌍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인공지능(AI)·5G(5세대 이동통신)·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미디어와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