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땡 부동산] 분양가 상한제, 서민 위한 거 아니었나…여전한 로또 청약에 형평성 논란도

입력 2019-11-07 12:50
수정 2019-11-07 15:31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첫 지역으로 서울 27개 동이 지정됐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 반만에 나온 열일곱번째 부동산 정책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투기지역 지정, 중과세, 대출 규제 강화, 3기 신도시 지정 등을 내놨습니다. 여기에 가격통제라는 분양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낸 겁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에 표준 건축비를 더해 분양 아파트 가격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분양가를 20~30%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집값은 안정되고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사라질까요? 오늘은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된 소식과 이로인해 불거지고 있는 논란까지 정리해봤습니다.

◆서울 8개구, 27개동 지정

첫 번째 뉴스입니다.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와 마포·용산·성동·영등포구 등 8개 구에서 27개 동(洞)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로 지정됐습니다. 2015년 4월 이후 사실상 시행이 중단된 분양가 상한제가 4년7개월 만에 부활한 셈입니다.

정비사업 예정지가 많거나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새집이 많은 동네가 대상이 됐습니다. 강남 4구에서는 22개 동이 해당돼 전체 45개 동의 절반 가량입니다. 또한 마포구 아현동, 용산구 한남ㆍ보광동, 성동구 성수동1가,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도 지정됐습니다. 정부는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될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일반분양 사업지는 약 90곳, 9만8000가구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꼼수 보이면 언제라도 추가지역 지정하겠다"

수도권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예상됐던 동작구, 양천구를 비롯해 경기 과천, 광명은 이번에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는 과천시에 대해 일반분양이 멀었고, 일반분양분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지정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를 모두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분양가 규제를 회피하면 상한제 지역으로 정한다’는 게 주요 원칙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주택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피해 후분양을 택하거나, 일반분양 물량을 민간임대업체에 통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바로 규제하겠다는 겁니다.

◆분양가 상한제 효과, 얼마나 내려갈까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된 분양가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제한가격보다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HUG 분양가 보다 5~10% 낮아집니다. 반포 등 강남권의 경우 HUG 규제 가격이 3.3㎡당 최고 4800만원대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분양가가 4500만원을 밑돈다는 얘기입니다. 주변 새 아파트 시세가 3.3㎡당 7000만~9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반값 아파트’인 셈입니다.

시세차익이 기존보다 더 커지다보니 '로또 청약' 우려가 나옵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렇게 공급이 줄어든다면 청약시장에 수요자들이 더욱 몰리고 기존 주택의 상승세는 커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기타 지역, 목동·흑석·경기 과천·분당 등으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 부산 3구, 남양주·고양시 일부 조정대상지역 해제

정부가 부산과 경기 남양주, 고양시를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제외했습니다.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와 남양주시, 고양시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습니다. 다만 남양주시에서는 다산동과 별내동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남겼습니다. 고양시에선 삼송·원흥·지축·향동·덕은·킨텍스1단계 지구와 고양관광문화단지 등 일곱 곳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올 들어 집값이 하락한 용인 수지·기흥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용인시는 올해 들어 세차례나 국토부에 규제 해제를 요구했지만 반려됐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용인 수지·기흥구 집값은 올 들어(10월 기준) 각각 1.6%와 1.2% 하락했습니다. 세종(-1.78%), 안양 동안(-1.36%), 하남(-1.24%), 성남 분당(-1.36%) 등도 연초 대비 집값이 떨어졌지만 규제지역에서 해제되지 않았습니다.

◆집값 뜨거운 대구·대전은 상한제 빠져

규제지역 지정이나 해제에 있어서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형평성 논란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집값이 크게 오른 대전 대구 등도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전 유성구는 올들어 6.45% 집값이 올랐고 서구 또한 5.13% 급등했습니다. 대전의 소비자물가상승률(0.25%)을 크게 웃돌았고 지정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구(3.93%)와 서구(3.68%) 모두 연초대비 3% 넘게 집값이 올랐지만 규제에서는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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