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아 신음 중인 두산중공업이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자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 4000억원이 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사들이기로 한 데 이어 미래에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까지 유동화해 차입금 상환 재원을 마련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포스파워가 강원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벌어들일 예정인 현금을 유동화해 약 1700억원을 조달했다. 차입 기간은 3년이며 금리는 연 5.5%로 결정됐다.
조달금액은 3년간 분할 상환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여러 기관투자가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파워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삼척에 21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두 개를 건설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4158억원어치 RCPS를 전량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다음달 금리(연 5.4%) 상승 조건이 발동되기 전에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돌려줘 이자비용 증가를 막고자 내린 결정이다. RCPS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바꾸거나 원리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우선주다.
두산중공업의 지난 9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총차입금은 약 5조1200억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말(3조9600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현금성자산 규모는 4735억원으로 불어난 빚을 감당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다음달에 RCPS를 매입하면 곳간의 현금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적 악화로 부채 감축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