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1882년 첫 삽을 뜬 뒤 137년째 지어지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성당)’가 있다.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성당은 가우디 사후 100주년인 2026년 완공 예정이다.
가우디가 세상을 뜬 지 90여 년이 흐른 뒤에도 성당 건축이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브루스 어볼리오 미국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 교수(사진)는 6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9’ 기조세션에서 “가우디가 100년 뒤까지 내다본 명확한 비전으로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진정성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세션에서는 어볼리오 교수와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등이 진정성 리더십을 주제로 논의했다.
어볼리오 교수는 진정성 리더십 이론을 설문조사 등 실증연구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립한 학자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자각을 토대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고 구성원의 변화와 조직의 변혁을 추동하는 지도자가 진정성 리더”라고 정의했다.
조직 내 진정성 리더의 역할에 대해 어볼리오 교수는 “누구나 댄서가 돼 춤을 출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어느 누구든 조직 내에서 소외되거나 도태되지 않는 조직문화를 가꾸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례를 들었다. MS는 지난해 11월 애플을 제치고 8년 만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어볼리오 교수는 “나델라 CEO가 독단적 사고 대신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직원 사이에서 아이디어 중심의 ‘선한 갈등’을 장려한 결과 MS가 부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직의 리더라면 구성원이 변화할 동기를 부여하는 데 힘써야 한다”며 “변화와 변혁을 외치지 않는 리더는 잘못된 리더”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기업을 이끄는 CEO 입장에서 진정성 리더십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는 구성원의 행복도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안달이 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내부 고객(직원)과 최소 3분, 외부 고객과는 30분 이상 꼭 대화한다는 자신만의 소통 원칙을 제시한 뒤 “항상 만나는 내·외부 고객이더라도 진정성을 발휘해 매 순간 최대한 인격적으로 대하려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오형주/성상훈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