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밑으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포치(破七: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것)’를 벗어난 것은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이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975위안으로 마감했다. 위안화 역외시장인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6.9838위안까지 하락했다. 이날도 역내·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8~6.99위안 선에서 거래됐다.
중국 당국이 고시하는 위안화 기준환율도 달러당 6위안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43% 내린 7.0080위안으로 고시했다.
올 들어 달러당 6.9위안 선에서 움직이던 위안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난 8월 1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8월 5일 역내·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고 같은 달 8일엔 기준환율도 11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7위안을 돌파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위안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1단계 합의 최종 서명을 위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투자자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 베팅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관세 철회가 이뤄지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90위안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중 관세 철폐가 완전히 확정되기 전까지 위안화 가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월가의 연말 위안화 환율 전망 중간값은 달러당 7.15위안으로 집계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