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창업"은 옛말·이제 "카페"가 대세?…작년 9000곳 문 닫아

입력 2019-11-06 13:38
수정 2019-11-06 13:40

우리나라 성인들이 365일 중 353일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평균을 훌쩍 상회하는 한국인의 '커피사랑' 덕분에 카페 창업 역시 활황이다. 전국 기준으로 커피전문점은 7만1천여곳이 영업 중인데 작년 한 해에만 1만4천여곳이 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창업 시장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그다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전문점 10곳 중 1곳은 적자였고, 지난해 영업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업한 커피 전문점만 전국적으로 45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폐업한 커피전문점만 9000곳에 달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6일 발표한 ‘커피 전문점 현황과 시장 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에 영업 중인 커피 전문점은 약 7만1천개에 이른다.

커피 전문점 수는 2011∼2016년 해마다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2017년 증가세가 조금 둔화했음에도 여전히 8%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1만5천개, 서울 1만4천개가 몰려 있었다. 10곳 중 4곳은 수도권에 자리한 셈이다.

국내 커피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8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커피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커피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기 때문이다. 커피 소비가 대중화되면서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연 간 353잔 수준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2018년 가구의 커피 관련 평균 소비지출은 월 15,815원으로 지난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맞춰 커피 전문점의 창업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2009년에는 2만7천곳이 새로 문을 연 반면 4천곳이 문을 닫았다. 2018년에는 1만4천곳이 창업하고 9천곳이 폐업했다. 창업이 폐업보다 많은 현상이 2009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창업률(당해 창업매장수/전년 총매장수)은 떨어지고 폐업률(당해 폐업매장수/총매장수)은 오르는 추세다.

창업률은 2014년 26.9%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22.0%로 내려왔다. 2017년 전체 커피 전문점 수의 22%에 달하는 매장이 지난해 새로이 문을 열었지만 같은 기간 폐업률 역시 11.0%에서 14.1%로 늘었다.

특히 창업 후 단기간에 폐업하는 곳이 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폐업 매장의 52.6%는 영업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한 곳이었다.

브랜드 수 역시 지난해 기준 334개로 1년 전보다 9개가 사라졌다. 가맹점 신규 개점도 정체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문을 연 프랜차이즈 커피숍 수는 3009개로 2015년(3227개)보다 축소됐지만, 문을 닫은 가맹점 수는 같은 기간 1082개에서 1705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출액은 가맹점당 평균 1억5800만원으로 2015년(1억7300만원) 대비 8.8% 감소했다.

커피와 관련한 지출에 대해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이어서 관련 시장은 더욱 팽창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장 수가 빠르게 늘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창업주에 있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김태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커피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향후 커피전문점에 대한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저가 시장과 함께 스페셜티 등 고가 사장도 확대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양호한 수요여건에도 매장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동일 상권 내에서도 매장별 매출이 큰 차이를 보이는 점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며 창업 시상권과 입지, 수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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