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본입찰 D-1…3대 관전 포인트

입력 2019-11-05 17:44
수정 2019-11-06 02:53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예비입찰 후 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된 네 곳 중 애경그룹과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손잡으면서 인수전 구도는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KCGI는 5일 오후까지도 함께할 전략적 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해 유력 후보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제2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후보들, 얼마 적어 낼까

이번 인수전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1.05%) 전체(구주)에 대한 가격과 유상증자 참여 규모(신주 가격)를 모두 적어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의 가치는 5일 종가 기준 4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신주 유상증자로 8000억원 이상을 적어 내야 한다는 게 매각 측 요구다. 최소 1조2000억원은 써야 한다는 뜻이다.

애경 컨소시엄과 HDC현산 컨소시엄이 실제로 적어 낼 가격은 이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8000억원 신주 자금 중 6000억원은 산업은행이 지원한 영구채 등을 상환하는 데 바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1조5000억원을 써내더라도 금호산업이 가져갈 4000억원과 상환자금 6000억원 등을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황 악화 등 여러 악재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이 정도 자금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매각 측은 민간 거래로는 이례적으로 가격 외 요소들을 평가하기 위한 채점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산은이 주도하는 인수합병(M&A)에서는 인수하려는 쪽의 대주주 적격성, 자금 조달 가능성, 재무안정성, 중장기 경영 계획, 거래 종결 가능성 등을 평가하곤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항목 등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을 높게 써냈더라도 다른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뒤바뀔 여지가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거느린 애경그룹이 경영 계획이나 시너지 측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재무안정성 측면에선 HDC현산 컨소시엄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SI 등장할까

시장 일각에선 ‘깜짝 후보’ 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SI를 공개하지 않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새로운 대형 후보를 데려올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KCGI는 SI 없이 홍콩계 사모펀드로 이병주 대표가 이끌고 있는 뱅커스트릿과 공동 투자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CGI와 뱅커스트릿은 모두 재무적 투자자(FI)다. 이대로는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SI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매각 측은 7일 본입찰 전까지만 SI가 확정되면 이를 받아줄 계획이다. 새로운 SI의 막판 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유찰 가능성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대기업 중 일부는 유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전 때처럼 여러 차례 유찰돼 사겠다는 사람이 없을 때 정부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내년에는 출자전환 등을 거쳐 매각 주체가 금호산업에서 산은으로 바뀔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에 돈을 낼 필요가 없어진다. 적어도 4000억원을 덜 내도 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결성했던 기업은 굉장히 많다”며 “유찰되면 내년에 더 좋은 조건으로 경쟁에 참여하겠다는 곳이 여럿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찰은 어디까지나 현 인수 후보들이 모두 탈락하거나 입찰을 포기했을 때만 가능하다. 매각 측은 단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자격 요건에만 맞다면 아시아나항공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애경과 HDC현산 컨소시엄이 모두 인수 의지가 강해 현재로선 유찰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많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