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절반, 2000만원 쥐고 석달 준비해 창업

입력 2019-11-05 17:26
수정 2019-11-06 03:29
최근 1년 동안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의 절반 이상이 3개월에도 못 미치는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자영업자의 44%는 2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종잣돈’을 들고 자기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9년 8월 비임금 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의 52.3%는 창업 준비기간이 3개월 미만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8월(49.8%)에 비해 2.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철저한 시장조사 없이 ‘등 떠밀리듯’ 창업전선에 뛰어든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이 밖에 △창업 준비기간 3~6개월 21.6% △6개월~1년 12.5% △1년 이상 13.5%로 조사됐다. 준비기간이 6개월 미만인 창업자 비중은 73.9%였고, 1년 미만으로 범위를 넓히면 86.5%에 달했다.

이들의 초기 사업자금은 △500만원 미만 28.7% △500만~2000만원 15.3% △2000만~5000만원 26.0% △5000만~1억원 20.7% △1억~3억원 8% △3억원 이상 1.3%였다. 신규 창업자 열 명 중 4~5명은 2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자금을 들고 무한경쟁의 무대에 올라섰다는 얘기다. 지난해(47.4%)에 비하면 소액 창업자 비중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규 자영업자의 대부분은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69.8%·복수응답)이나 금융회사 대출(29.7%)로 사업자금을 마련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자금 조달(33.5%) △사업 노하우 습득(24.3%) △판매처 확보 및 홍보(21.1%) △입지 선정 및 시설 확보(9.3%) 순으로 조사됐다.

신규 자영업자의 58%는 ‘전직 직장인’이었다. 작년(56.9%)에 비해 전직 직장인 비중이 높아졌다. 과거에도 자영업을 했지만 최근 1년 이내에 업종을 바꿔 재창업한 사람의 61.5%는 기존 사업을 5년 이내에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업종을 바꾼 주된 이유로 직전 사업 부진(29.6%)과 수익성 좋은 업종으로의 전환(38.6%)을 꼽았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