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X101' 조작, 안준영 PD 혼자했나? CJ ENM 꼬리자르기 논란

입력 2019-11-05 11:00
수정 2019-11-05 11:01

'프로듀스X101' 투표 결과 및 순위 조작 의혹을 빚은 메인 연출자 안준영 PD를 비롯한 제작진 3명과 기획사 관계자들이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게된 가운데 CJ ENM 측이 입장을 밝혔다.

CJ ENM은 5일 "Mnet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제작진 일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으로 확인돼 경과를 지켜보고 있고,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CJ ENM 측이 '프로듀스X101'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지난 7월 "자체적으로는 사실 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면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지 3개월 여 만이다. 그동안 CJ ENM 측은 '프로듀스X101'의 투표조작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됐을 때에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MBC 'PD수첩'이 'CJ와 가짜오디션'이란 타이틀로 '프로듀스'시리즈 뿐 아니라 '아이돌학교' 등 Mnet에서 제작,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결과 조작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을 때에도 함구했다.

'PD수첩'은 '프로듀스' 시리즈 순위 조작은 방송 뿐 아니라 수많은 레이블로 엮여 있는 CJ ENM의 사업 구조에 집중하며 "단순히 제작진이 모든 위험 부담을 감수하며 이 모든 것을 진행했겠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메인 연출자인 안준영 PD로 꼬리자르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였다.

CJ ENM는 구구단, 빅스 등이 소속된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다이나믹듀오 프라이머리 등이 있는 아메바컬쳐, 김필 등이 소속된 MMO엔터테인먼트와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등의 매니지먼트사를 산하 레이블로 갖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 몬스타엑스 등의 콘서트를 진행하는 공연 사업도 하고 있다.

CJ ENM 산하 소속사의 가수를 Mnet 등 자사 채널을 통해 노출시켜 스타성을 높이고, 이들의 앨범과 공연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프로듀스' 시리즈 뿐 아니라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내정자를 정해두고 전방위적으로 순위 조작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것도 이같은 사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CJ ENM은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안준영 PD는 영장실질심사를 1시간 여 앞둔 오전 9시35분에 서울시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PD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은 채 법정에 들어갔다.

안준영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기획사 관계자들에 대한 심사 내용은 이날 밤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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