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와 보호자, 소방대원 5명 등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 추락사고 닷새째인 4일 생사 확인이 안 된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재개된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함정 10여척과 항공기 등을 사고 해역인 독도 인근에 투입, 광범위한 해상 수색에 나선다.
밤사이 수색 당국은 기체 발견 지점 반경 2천900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해경 함정 4척, 해군함정 3척, 관공선 2척, 민간어선 3척 등 12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다.
소방헬기는 사고 발생 62시간여 만인 지난 3일 오후 2시 4분께 처참한 모습으로 인양됐으나 실종자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동체 내 확인됐던 실종자는 인양 중 유실된 것으로 판단됐다.
수색 당국은 기체 주위에 유실 방지 그물망을 이중으로 설치했으나, 기체 일부와 내부 장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함께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해 실종자 가족들을 가슴치게 했다.
앞서 2일 독도 해역에서 수습한 남성 시신 2구의 신원은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정용(45) 정비실장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 DNA 분석 결과와 해경 수사정보과 정밀지문 감식 결과가 모두 일치한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병원과 유족은 비공개로 장례절차를 준비 중이다.
KBS는 지난 3일 오후 독도 헬기 동영상 논란에 휘말리자 해당 직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KBS는 동영상 논란에 대해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 위해 입도해있던 본사 미디어송출 부 소속 엔지니어가 심야에 돌발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촬영 사실을 알고 관련 화면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 직원은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도경비대는 헬기 진행 방향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달라고 추가 요청했으나 해당 직원은 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 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직원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 직원은 특히 사고 직후에 수색대와 함께 사고지점을 손전등으로 비추는 등 수습에 동참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 중"이라며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통해 더욱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드리겠다"며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KBS '뉴스 9'는 지난 2일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단독으로 전했다. 추락사고 직전 소방헬기의 비행 영상과 KBS의 독도 파노라마 영상 장비 점검차 야간작업을 하던 KBS 직원이 늦은 밤에 착륙하는 헬기를 촬영한 영상을 내보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독도경비대 박모 팀장이라고 주장한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독도 헬기 사고 관련 뉴스에 대해 "배 접안이 되지 않아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서 하루를 숙식했다"며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고, 사고 이후 수십 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KBS가 독도 헬기 사고 관련 단독 보도를 위해 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을 거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조인들은 "KBS가 적극적으로 영상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헬기의 진행 방향을 미리 알았다면 초기 수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기상 악화로 지난 2일 오후 1시 30분부터 일시 중단된 수중 수색도 기상이 호전되는 대로 재개될 전망이다.
동해 중부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다만, 오전까지는 물결이 높게 일어 수중 수색이 언제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