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부터 가구까지 "뭐든 옮겨드립니다"

입력 2019-11-03 17:00
수정 2019-11-04 10:34
A4 용지로 된 서류, 옷 , 꽃다발, 책상, 탁자….

물류회사 고고밴 네트워크를 통하면 배송할 수 있는 물건이다. 고고밴은 2륜 오토바이부터 25t 트럭까지 온갖 종류의 배송 차량을 연결해준다. 수백 개의 물류 협력사 직원은 2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고고밴 유니폼을 입고 간단한 서류부터 원룸에 사는 자취생의 짐까지 옮겨준다. 최근엔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을 집까지 날라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꽃배달 업체 ‘원모먼트 플라워’와의 제휴는 독특한 서비스로 꼽힌다. 남경현 고고밴 대표(사진)는 “고고밴 기사는 프러포즈용 꽃다발을 배송하면서 축하인사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고고밴은 국내에서 500개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카카오와 티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무인양품, 롯데닷컴 등이 고고밴을 이용한다. 한섬과 자라의 당일배송 상품도 고고밴의 몫이다. 무인양품의 물건을 집으로 보내달라고 매장 직원에게 요청하면 고고밴 기사가 와서 가져간다. 남 대표는 “퀵 기사들에게 체계적인 고객 응대 방법을 교육해 표준화된 서비스 체계를 갖춘 게 고고밴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초미세물류 서비스 업체 고고밴은 2013년 홍콩에서 시작됐다. 기업 물건을 배송해주는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해 영역을 확장했다. 한국IBM과 델에서 마케팅·영업을 했던 남 대표는 고고밴 모델이 한국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해 홍콩 본사의 사업 제휴 제안을 받아들였다. 2014년 11월 한국지사를 냈다. 남 대표의 ‘1인 기업’이었던 고고밴코리아에선 현재 3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고고밴의 경쟁력은 국가 간 벤치마킹에서 나온다. 홍콩 본사를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중국, 한국, 인도, 베트남(설립 순) 등 아시아 7개국 고고밴 대표들은 1년에 두 번 만나 ‘다른 나라에선 제공하는데 자국에서 안 하는 서비스가 뭔지’를 논의한다. 대표들은 또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위챗에서 그룹 채팅으로 매일 대화한다.

남 대표는 “덩치는 작지만 네트워크가 강한 회사”라며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목표”라고 고고밴을 소개했다. 고고밴은 주력이었던 B2B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고고밴은 이케아에서 쇼핑한 가구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도맡아 하고 있다. 남 대표는 “한국 이케아에서도 기존 배송모델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종필/오현우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