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10% 넘게 늘었다.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힘입어서다.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9년 연속 연간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미국 시장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작년 같은 달(9만8127대)보다 11.1% 증가한 10만903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5만9029대, 기아차가 5만7대를 각각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1.3%, 10.9% 늘었다.
올 1~10월 현대·기아차의 누적 판매량은 109만389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2011년부터 9년간 미국 시장에서 연 100만 대 이상 판매 목표를 가뿐히 달성했다.
일등공신은 SUV다. 현대차의 경우 SUV가 판매량의 54.4%를 차지했다. 지난달 SU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0% 늘었다. 싼타페가 같은 기간 41.9% 증가한 1만964대 팔렸다. 투싼(1만1288대), 코나(5514대), 팰리세이드(4357대) 등도 효자 역할을 했다. 아이오닉과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량도 두 배 이상 뛰었다.
지난달 G70 등 제네시스 브랜드도 1935대 판매됐다. 작년 같은 달보다 다섯 배 이상 늘었다. 기아차의 쏘렌토(8533대)와 스포티지(7623대), 텔루라이드(6075대) 등도 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 “적절한 인센티브(할인) 전략과 재고 관리로 미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에서도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8%대를 회복하며 4위에 올라섰다. 유럽계 완성차 업체를 빼면 도요타 등을 제치고 1위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기준 현대·기아차의 지난 9월 점유율은 8.0%로 집계됐다. 전달인 8월(6.6%)에 비해 1.4%포인트 뛰었다. 폭스바겐그룹(20.0%), PSA그룹(16.5%), 르노그룹(9.7%)의 뒤를 이었다. 도요타(5.6%)와 BMW그룹(7.9%), 다임러그룹(7.9%) 등을 따돌렸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