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독도 헬기 사고 관련 영상을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을 거절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을 독도경비대 박 모 팀장이라고 소개한 A씨가 KBS가 독도 헬기 영상을 촬영하고도 경비대 측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KBS는 단독 보도를 위해 경찰의 수색 구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KBS는 지난 2일 '뉴스9'을 통해 지난달 31일 오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의 이륙 영상을 확보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영상 속 헬기는 추락 사고 직전 짧은 비행을 했고, KBS 측은 독도 파노라마 영상 장비 점검 차 야간 작업을 하던 KBS 직원 이 모 씨가 찍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도 직후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 자신을 독도경비대 박 모 팀장이라고 밝힌 A씨가 KBS 보도를 정면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KBS가 독도 헬기 영상을 촬영하고도 경비대에는 촬영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는 것이다.
A씨는 먼저 "배 접안이 되지 않아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서 하루를 숙식했다"면서 KBS 영상 관계자가 독도에 머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고 사고 이후 수십 명의 독도경비대가 접안지에서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면서 "헛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 수십 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경찰은 독도경비대 박 팀장이 해당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헬기 수색에 도움을 얻기 위해 이륙 장면 영상을 요구했을 땐 없다고 한 KBS가 방송에는 이륙 장면을 내보낸 것을 보고 댓글을 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KBS는 이와 관련해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