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제19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통해 홍콩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홍콩 시민들은 민주화 등을 요구하며 22주째 주말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 홍콩사무소를 습격하는 등 중국 본토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며 격렬하게 맞섰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 수천 명의 홍콩 시민은 ‘복면금지법’ 시행과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 국기 등을 흔들며 미국 상원에 홍콩 인권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홍콩 독립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완차이에 있는 신화통신 홍콩사무소의 유리문과 창문을 부수고 붉은 잉크를 뿌린 뒤 로비에 불을 질렀다. 입구 벽 앞에는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추방하라”고 적었다. 당시 건물 안에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불길을 신속히 잡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화통신이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중국을 대표하는 관영 언론사로 국무원 산하 기관이다. 중국 정부 최대 정보수집 기관으로도 꼽힌다. 세계 107개국에 지사를 두고 현지 정보 수집과 중국에 관한 정보 배포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은행, 베스트마트 360 등 중국 본토와 관련된 기업과 상점도 공격했다. 완차이에서 센트럴에 이르는 도심 지역에선 경찰과 시위대가 최루탄과 화염병을 주고받는 등 격렬히 충돌했다. 시위 과정에서 리처드 찬 구의원 선거 후보 등도 체포됐다.
SCMP는 “최근 주말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수천 명으로 지난 6월의 200만 명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며 “하지만 시위는 갈수록 과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