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사진) 아파트가 또다시 3.3㎡당 1억원에 거래됐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지난 9일 34억원에 매매됐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16층 물건이다.
앞서 전용 59㎡ 아파트도 처음으로 3.3㎡당 1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23억98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반포동 개포동 등의 저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초고가 펜트하우스(삼성동 아이파크)를 제외하고 3.3㎡당 1억원에 거래된 것은 이 주택형이 처음이었다.
3.3㎡당 1억원을 찍은 동·호수는 모두 한강 조망이 가능한 집들이다. 이번에 거래된 전용 84㎡는 한강변 104동 꼭대기층에 있다. 약 24억원에 거래된 59㎡는 C타입 12층으로 한강이 전면에서 보인다. 이 단지에서 59㎡C 타입은 28가구밖에 없으며 이 중 한강 조망이 가능한 주택은 저층부 주택을 제외한 15가구 안팎이다.
반포동 J공인 관계자는 “한강 조망권을 갖춘 호수와 아닌 아파트의 시세가 2억~3억원 정도 차이난다”며 “한강뷰가 보장되는 물건은 대부분 3.3㎡당 1억원 시대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강 조망권을 갖춘 강남 고급브랜드 아파트 중형(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 시세가 30억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청담동에서는 ‘청담자이’ 전용 89㎡가 29억50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신고가인 28억2000만원을 며칠 사이에 넘어섰다. 거실에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아파트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 역시 28억8000만원에 팔려 새로운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강 조망이 안 되는 곳에서도 3.3㎡당 1억원을 향해 달리는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7월 신고가인 21억7000만원에 계약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8월 30억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앞서 7월에는 전용 59㎡가 19억9000만원에 새로운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호가는 23억원에 달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3.3㎡당 8846만원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 재개발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 신규 공급이 중단된다는 신호가 나오자 새 아파트값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미국 뉴욕 등 글로벌 대도시에선 3.3㎡당 2억원, 3억원을 넘는 주택이 흔하다”며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국민소득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1억원 시대는 필연”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