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업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조 로우(38·본명 로우택 조·사진)가 자산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미국 법원에 ‘자진 납세’하겠다고 밝혔다. 조 로우는 말레이시아 사업가로 한국에선 2014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조 로우의 변호인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조 로우가 미국 법원의 자산 환수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금액은 10억달러 수준으로 미국 법무부와 자진 환수에 합의한 액수 중 사상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수 대상은 조 로우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뉴욕과 영국 런던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수익과 봉바르디에 개인 제트기, 호화 요트, EMI 뮤직퍼블리싱 지분 판매 수익금 등이다. 다만 조 로우 측은 이번 합의는 자산 환수에 대한 동의일 뿐 유죄나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로우는 말레이시아 전 정권 부패 스캔들의 핵심 인물이다. 2009년 집권한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취임 첫 해 국영 투자기업 1MDB를 세웠다. 말레이시아 석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그 돈으로 국가 기반시설을 개발하려는 목적이었다.
나집 라작 전 총리와 측근들은 1MDB를 통해 45억달러(약 5조2000억원)가량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로우는 당시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자문역으로 자금 세탁과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양현석 전 대표에게 2014년 7월과 9월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다. 한국 경찰은 지난 20일 양 전 대표의 성 접대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