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아온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8)와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49)가 검찰에 넘겨졌다. 다만 불법 환전 이른바 ‘환치기’는 무혐의로 결론 났다.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리와 양 전 대표를 비롯한 5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1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기소된 세 명은 양 전 대표와 승리의 한국인 지인들”이라며 “이들의 도박 기록을 따졌을 때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승리와 양 전 대표의 원정도박 규모는 기존에 알려진 액수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원정도박을 한 횟수 역시 연간 1~2회 수준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전 대표는 수억 원 수준, 승리는 10억 원대 정도”라며 “구체적인 액수와 횟수는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도박 규모는 도박죄 공소시효 기간인 최근 5년 내 기록만 조사한 금액이다.
경찰은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 환전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승리는 카지노에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제도인 ‘크레딧’을 주로 이용했고, 양 전 대표는 함께 미국으로 간 지인들의 돈을 빌려 종자돈을 마련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승리와 양 전 대표를 비롯해 이들의 지인들이 출국 시 가져간 돈 모두 적법한 규모인 1만달러 이하였다. 경찰은 “승리와 양 전 대표의 지인, YG엔터테인먼트의 북미 법인 계좌 등을 모두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형사처벌 대상은 물론 과태료 부과 대상도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 두 사람이 불법환전을 했다는 증언들은 대부분 발생 시점이 이미 공소시효인 5년을 넘겼거나 관련 증거가 불확실했다”고 덧붙였다.
승리와 양 전 대표는 수년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호텔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경찰은 지난 8월 두 사람을 상습 도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입건한 뒤 각각 두 차례씩 소환조사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