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92)가 29일 별세했다. 현직 대통령 모친의 별세는 이번이 처음이라 청와대는 관련 규정을 검토하며 장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장례는 3일 동안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외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문을 가려다가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는 야당 지도부 조문은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빈소에서도 긴급 보고를 받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집무 공간을 확보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청와대에서는 주영훈 경호처장,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등 최소 인원만 빈소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청와대는 "나머지 인력은 국정공백이 없도록 청와대에 남았다"고 했다.
규정에 따르면 모친상에 따른 특별휴가를 5일까지 쓸 수 있지만, 문 대통령은 다음 달 3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강 여사 발인은 31일이다. 청와대는 장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현재 빈소가 마련된 성당은 문 대통령 딸 다혜 씨가 2010년 결혼식을 올린 곳이라고 한다. 외국에 머무르고 있던 다혜 씨는 29일 할머니 별세 소식을 듣고 급하게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함주가 고향인 강 여사는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강 여사는 남편의 사업 실패 후 시장 좌판에서 구호물자 옷가지를 팔거나 연탄 배달을 하면서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제가 나중에 변호사가 돼서 형편이 조금 나아질 때까지는 우리네 많은 어머니들처럼 그 긴 세월 수없이 많은 눈물과 한숨을 삼키셨다"면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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