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이후 첨단 의료기업과 의료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는 등 의료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시는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2009년부터 10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의료 관광객 수가 11만 명을 돌파했다고 29일 발표했다. 2009년 한 해 2800명이던 의료 관광객은 2015년 2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2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2009년 선정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연구개발지구에는 신약개발 지원, 첨단의료기기개발 지원, 실험동물센터, 신약생산센터 등 4개 핵심 연구지원시설이 들어섰다. 시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뒤 의료기업을 입주시키기 위해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구성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회와 간호사회 등 5개 보건의료단체, 5개 대형 병원, 대구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이 가입해 있다. 이승호 시 경제부시장은 “의료기업이 대구로 이전하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역 의료기관에서 우선 이용하는 협약을 맺고 매달 열리는 협의회 때마다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지원 인프라와 민관 협력이 강화되면서 의료 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백동현 시 혁신성장정책과장은 “지난 8월 말까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연구개발특구에 144개의 의료 기업을 유치했다”며 “이 중 112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은 역외 기업이 대구로 이전했거나 기존 대구 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하기도 했다. 단지 내 가동 기업 52개사의 지난해 총 매출은 3272억원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이 16.2%에 이른다.
대구 의료기관의 질적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17년 시행한 국민보건의료 실태 조사에서 수술 및 전문질환에 대한 자체 충족률은 89.6%로 전국 1위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역외로 유출되는 환자가 적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암 수술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도 위암은 대구가 11.17%(전국 평균 18%)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대장암 합병증 발생률은 17.29%로 전남 다음으로 낮다.
이 부시장은 “5개 보건의료단체와 5개 대형 병원, 3700개 병·의원, 2만1000명의 보건의료 인력이 똘똘 뭉쳐 의료기관의 의료 질 향상, 의료 관광객 유치, 의료 기업의 제품 구매 확대 등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시는 2023년까지 의료기술시험연수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국내외 의료 인력의 교육 및 시험을 위한 시설로 대구 의료기업의 해외 진출과 의료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전망이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