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대표가 29일 “신당 창당추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원외 지역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들 대다수가 신당 창당추진위원회를 빨리 구성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변혁에 참여 중인) 현역 의원 15명이 다 모인 회의를 빨리 소집해 신당 창당추진위원회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추진위가 꾸려지면 12월 초 탈당을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관심사는 변혁 내 안철수계 의원들(7명)의 신당 합류 여부다. 7명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6명(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은 비례대표다. 국회법에 따라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한다. 지역구 의원들로 구성돼있는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달리 탈당과 신당 창당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 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동참 없이 창당할 가능성에 대해 “어제 말씀드린 그대로”라고 했다. 전날 그는 “안 전 대표의 답을 무한정 기다릴 수 없으니 12월 초라는 (탈당) 계획이 크게 영향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따로 조찬 모임을 가졌다. 변혁에 참여하고 있는 권은희 신용현 이동섭 의원, 당권파로 분류되는 채이배 최도자 의원 등이 모두 참석했다. 변혁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바른정당계와 당내 호남계 의원들 모두와 당 진로를 새롭게 논의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모임 직후 김동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출신들이 매주 화요일에 모이는 정기 조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며 “오늘 회동에서 유 대표가 (손학규 대표를 향해) 당을 빨리 나가달라고 하는데 접근법이 잘못됐다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변혁에 참여하고 있는 한 안철수계 의원은 “바른정당계가 무조건 신당 창당을 하겠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데 비례대표들은 방책이 없다”며 “신당 창당론에 휩쓸려가지 않고 여러 방안을 모색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변혁에 참여 중인 안철수계 의원들의 탈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나 목표를 향해 결정적인 행동을 해야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며 “배지에 연연해서 되겠냐. 임기도 몇달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배지 가지고 표 계산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배지 많이 있는 당 표가 더 떨어진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손 대표가 만약 유 대표 탈당 후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면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탈당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