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 E&S가 영호남의 두 도시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각 도시 특성에 맞게 사업을 진행한 뒤 성공을 거두면 다른 도시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2일 방문한 부산 전포동 ‘착한 에너지 학교’ 교육관에선 올바른 에너지 사용법에 대한 교육(사진)이 한창이었다. SK E&S의 자회사인 부산도시가스 사옥에 마련한 교육 공간이다. 용호초교 4학년 학생 20여 명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비교하는 체험을 했다. 이 학교 류미란 교사는 “학생들이 과학 과목에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SK E&S가 개발하고 임직원이 일일 강사로 참여한다. 2017년 말부터 현재까지 전국 61개 초등학교가 교육을 받았다. 에너지학교는 교육부의 ‘교육기부 우수기관’, 환경부의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 인증도 받았다.
전북 군산에선 도시재생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 E&S가 민간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한국GM, 현대중공업 등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활기를 잃은 군산을 문화·관광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다. 프로젝트명도 지역이 떠오른다는 의미를 담아 ‘로컬라이즈(Local: Rise) 군산’으로 정했다.
SK E&S 관계자는 “군산에는 사업장이 없지만 제조업 공동화의 대표 도시인 군산을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다양한 산업으로 일자리를 다시 창출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 사업 역시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사업기획단이 벤치마킹을 위해 군산을 찾았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 도시재생사업은 23개 소셜벤처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SK E&S가 영호남의 도시에서 사회적 가치 사업에 나선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문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각 계열사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SK E&S는 에너지 회사란 기업 특성에 맞으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부산·군산=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