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던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늘고 있다. 창업자들의 맞춤형 사무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들어서는 데다 대출과 세제 혜택이 커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까지 전국에서 1096곳의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됐다. 이 가운데 113곳은 올해 1~8월 사업승인을 받았다. 공급 총량의 10%가 최근 집중된 셈이다. 오피스와 비슷한 수준의 업무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까닭에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의 분석이다. 주택과 달리 정부의 규제도 적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에서 지식산업센터로 명칭을 바꾼 뒤 달라진 산업구조를 고려해 설계가 진화한 것도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공장’이란 이름이 빠진 것처럼 정보기술(IT)이나 연구개발(R&D), 미디어 등 소규모 업체도 입주할 수 있는 ‘섹션 오피스’도 늘어나는 추세다. 입주사의 여건에 따라 1~2인 규모의 소형 오피스로 쪼갤 수 있다. 이 경우 향후 사업 성장 여부에 따라 사무실을 부분적으로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태영건설이 서울 등촌동에 짓는 ‘가양역데시앙플렉스’가 대표적인 섹션 오피스형 지식산업센터다. 지하 5층~지상 12층, 연면적 4만6741㎡ 규모다. 층마다 다양한 크기의 평면을 설계하고 입주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9호선 가양역이 바로 앞이다. 5호선 발산역도 가깝다. 미래산업 연구개발 전초기지인 마곡지구가 코앞이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주요 간선망이 촘촘하다. 건물 안에는 입주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회의실과 샤워실, 창고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서울에서 융리한 국가산업단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도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된다. 한화건설은 가산동에 ‘가산한화비즈메트로2차’를 짓는다. 지하 4층~지상 18층, 지식산업센터 492실과 섹션 오피스 113실, 상업시설 35실이다.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과 1호선 독산역이 도보권이다. 센터엔 피트니스시설과 옥상정원, 건식 사우나, 세미나실 등이 마련된다.
인근에선 ‘하우스디가산퍼스타’도 분양 중이다. 이곳 역시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이 가깝다. 지상 1층엔 입주기업을 위한 근린생활시설 등이 조성된다. 지상 2층~12층까지는 지식산업센터와 기숙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 33㎡가량의 섹션 오피스 형태다.
지식산업센터는 창고가 필요한 제조업체에도 인기다. 물류 차량 접근성이 높은 까닭이다다. 트럭 등 차량이 중상층까지 올라가 상하차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 인 시스템’이 적용된다. 입주 업체는 사무공간과 창고, 공장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저층에 입주하는 상가는 기존 구내 상가 같은 단순한 구조에서 복합 쇼핑몰로 변화하고 있다.
아파트와 비교하면 대출 문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수분양자는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각각 50%와 37.5%다. 지식산업센터 분양 관계자는 “다만 세제 혜택을 받으면 5년 이내 매매나 임대, 증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