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올가을 강남 아파트 산 호구, 매년 1억 안 오르면 손해"

입력 2019-10-30 09:38
수정 2019-10-30 09:39

▶구민기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엔 다른 애널리스트분들께서 주장하신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어떤 분들은 ‘서울의 상승 주기가 역대 최장기에 접어들었다, 슈퍼 사이클이 왔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계세요.


▷이광수 연구위원
사이클을 말씀하실 땐 대부분 수급을 얘기하세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수요와 공급과는 다릅니다. 보통 말하는 공급이라는 건 절대량을 얘기하는 것이죠. 새집이 부족하니 새집이 계속 오르고, 강남에 지을 땅이 없으니 계속 오른다는 것이죠. 사실 길게 보면 강남이 그래 왔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슈퍼 사이클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완전 다른 시장이 올 수도 있어요. 과거엔 경제성장률이 7~10%대였잖아요.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구간입니다. 계속 소득이 증가하던 구간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공급도 줄겠지만 수요가 더 빠르게 줄 가능성이 커요. 특히 투자수요는요. 아파트를 통해 투자할 만한 대상이 되지 않거나 그럴 여력이 안 된다는 거죠.

슈퍼 사이클이 오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잖아요. 공급이 엄청나게 줄거나, 수요가 엄청 증가하거나. 그러나 이 두 가지가 오기가 힘들다고 봐요. 집값이 오를수록, 경제 원리상 어떻게 되나요? 수요는 감소합니다. 공급을 자꾸 말씀하시는데, 총량 기준 공급량으로 시장이 움직인 경우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집이 많거나 적거나, 이런 이유로 집값이 움직이진 않는다는 거죠. 제가 슈퍼 사이클의 근거를 정확히 캐치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는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미국 맨해튼의 집값이 2분기째 빠지고 있어요. 일본도 올해 들어 집값이 빠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게 있다고 보시나요? 없습니다. 굴곡을 만들면서 직선이 만들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계속 오른다는 건 전 보지 못했어요. 그런 게 있다면 제게 좀 알려주세요. 제가 계속 강조하는데, 내집을 사시든 투자를 하시든 사이클을 잘 읽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겸손해야 해요.


슈퍼 사이클? 강남 집값이 지금 20억인데 얼마나 오를까요. 취득세만 8000만~1억원 내야 합니다. 보유세도 1000만원은 나옵니다. 1주택자도요. 이자비용도 내셔야겠죠. 20억으로 간주한 수익률로 따져보면 2~3% 나오잖아요. 연간 6000만원씩 내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죠. 다 감안한다면 소위 말하는 ‘평타’만 치려고 해도 매년 1억원씩은 올라야 합니다. 그런데 진짜 그렇게 오르고 있습니까? 1000만원 오르면 무조건 손실입니다. 객관적으로 잘 생각해보세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저성장 시대입니다. 외부충격이 왔을 때만 집값이 빠졌다고 하는데 그때는 다시 반등하는 게 가능했어요. 성장 기대감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아닙니다. 경기나 경제상황을 부정하는 게 아니고, 시장을 겸손하게 바라보고 불확실성을 체크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영원한 건 없을 수 있습니다. 미국 경기도 호황과 불황을 엄청나게 반복하잖아요.

이런 단어들에 속지 마세요. ‘슈퍼 사이클’, ‘불패’. 이런 데 속으시면 안 돼요. 제가 너무 과격했나요?


▶구민기 기자
…세게 말씀해주시네요. 반론이 어디선가 나올 것 같지 않아요?

▷이광수 연구위원
기대합니다.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제게 그 근거를 말씀해주세요. 제가 투자 얘기를 계속 한다면 투기 바람을 넣는다고 하는데요, 제가 그런 의미로 투자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요. 투자로 보면 세상이 변화하는 걸 읽을 수 있다는 의미를 설명하고 싶어서 투자자적인 시각으로 보자는 말씀을 드렸어요.

새집을 사는 건 소비하는 행위입니다. 투자로 생각한다면 변화도 읽을 수 있고, 가격이 떨어지는 것, 파는 사람의 마음이 급한지 아닌지도 보여요. 하지만 소비로만 본다면 내가 더 급해집니다. 부동산도 그런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가치평가도 하셔야 하고요.

비난하는 건 아니고, 요즘 은행들의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입니다. 왜인 줄 아세요? 여러분에게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으면서 엄청나게 이익이 증가하고 있어요. 누구 좋은 일 하고 계신가요?


▶구민기 기자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화끈한 얘기 많이 해주셨습니다. 이광수 연구위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구민기 기자 촬영·편집 이지현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