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오·적개심 부추기는 사람들에게 교육 맡겨도 되겠나

입력 2019-10-28 18:03
수정 2019-10-29 00:22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의 ‘10·26은 탕탕절’ 글은 저급한 선동 정치에 오염된 우리 교육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안 그래도 과도한 정치 편향 언행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인헌고 교사 파동’으로 교단의 정치화가 걱정스런 지경에 이르렀다. 이 판에 자치 교육의 책임자가 ‘좌파 네티즌’들의 저질 조롱을 반복하면서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을 한층 키웠다.

전교조 출신인 장 교육감은 페이스북에 “오늘은 탕탕절. 110년 전 안중근 의사께서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오 히로부미를 격살한 날. 또 40년 전 김재규가 유신독재의 심장 다카끼 마사오를 쏜 날. 기억합시다”라고 올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격당한 날인 이 날을 두고 ‘탕수육 먹는 날’ 운운하며 조롱하는 것을 그대로 재생산했다. 박 전 대통령을 굳이 일제 강점기의 창씨개명 때 이름을 쓰면서 피격을 기리자는 것부터가 논란을 자초했지만, 안중근 의사를 김재규와 나란히 비교한 것도 어이가 없다.

좌(左)편향 교육감들의 과도한 정치 개입과 일방 주장이 물의를 일으킨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도를 넘었다. 이렇게 편향된 시각으로 특정 인사를 조롱하고 증오하며 적개심을 자극하는 게 과연 교육의 길이며, 교육자가 취할 자세인가. 이렇게 저급한 논리와 정제 안 된 언어로 분열과 대립을 조장·확대하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가만히 있을까.

문제가 되자 그는 본인 글을 내리기는 했다.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지낸 이런 인사들이 교단과 교육행정을 장악해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반일(反日), 반원전, ‘조국 옹호’ 등의 행적이 논란이 된 인헌고 교사의 일탈도 그런 맥락이다. 좌편향에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품성까지 의심되는 판이니 ‘교육의 탈정치’와 ‘교육의 정치적 중립 책무’는 언급하기도 민망하다. 저급 정치에 오염되고 좌경화된 교단을 어찌할 것인가. 학부모들이 두 눈 부릅뜨고 유권자가 더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