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소개하고 추천…'소셜형 음악 DJ'가 뜬다

입력 2019-10-28 17:18
수정 2019-10-29 03:17
음악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개인의 경험과 취향을 살려 노래를 추천해주는 ‘DJ(디스크자키) 콘텐츠’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DJ가 돼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는 카카오 멜론의 ‘멜론DJ’와 1950~1970년대 음악다방에서 유행했던 방식처럼 이용자 DJ가 직접 대화방을 만들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노래를 들려주는 지니뮤직의 ‘뮤직허그’가 대표적이다.

이용자라면 누구나 DJ로 참여할 수 있으며 운영자 측에서 때로는 DJ를 발탁하기도 한다. 이들 ‘소셜형 음악 DJ’ 콘텐츠는 디지털의 편리함을 살려 개인의 취향과 호기심을 쉽게 충족시키며 음악 감상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뮤직허그’는 인간적인 교감까지 나눌 수 있어 이용자들의 복고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욕망과 감성까지 채워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1위 음악플랫폼인 카카오 멜론에서 활동하는 ‘멜론DJ’들은 28일 현재 3만여 명에 달한다. 약 4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DJ 선민은 주제별로 선곡한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노래들을 소개한다. ‘니가 너무 보고 싶을 때 듣는 노래’(1000곡) ‘노래 한 곡으로 떠나는 시간여행’(119곡) ‘드라이브 가자’(1000곡) 등 10개 테마로 꾸몄다.

‘WOONEY’(일렉트로니카 마니아), ‘안녕봄빛’(재즈 선호형), ‘반버레이’(해외 R&B/ 소울), 음악작가 김반야(인디음악) 등 장르별 파워 DJ들은 스토리가 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멜론DJ의 주간 평균 사용자 수는 이달 들어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 이 기간 중 멜론DJ의 하루 평균 플레이리스트 클릭 수도 약 2.5배 늘었다.

멜론DJ 안에 ‘브랜드 DJ’ 코너도 등장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각 분야 대표 브랜드가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와 동영상, 매거진, 팟캐스트 등을 통해 최신 음악 콘텐츠를 다양한 형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샤넬, 디즈니, 나이키, 예술의전당, 틱톡, 쏘카 등 패션, 문화예술, 생활플랫폼 등의 대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다. ‘동화같은 하루가 필요할 때’(디즈니) ‘운동할 때 필요한 노래’(나이키) ‘패션 쇼 사운드트랙’(샤넬) ‘다양한 영역의 크리에이터들이 선정한 음악’(매거진B) 등이 소개된다.

멜론 관계자는 “이용자의 음악적 취향과 경험이 다양하고 깊어지고 있다”며 “멜론의 가장 큰 자산인 메가데이터를 활용한 큐레이션과 이용자 친화 서비스로 음악 감상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2위 음악플랫폼인 지니뮤직의 ‘뮤직허그’는 채팅형 음악플레이어서비스다. 이용자들은 DJ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면서 실시간 채팅으로 노래를 신청하거나 느낌을 나눈다. 이모티콘으로 선곡에 대한 느낌을 전달할 수도 있다. ‘DJ jin’은 매일 실시간 청취자 약 1000명과 채팅을 하면서 2000년대 인기곡들을 소개하고 있다. ‘DJ JOY’는 쿨의 ‘한장의 추억’, 엠씨더맥스의 ‘그대가 분다’ 등 발라드 가요를 주로 들려준다.

‘뮤직허그’ 방은 올 들어 하루 평균 300개 이상 열리고 있다. 지난달 이용자 수는 약 20만 명으로 4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스트리밍 건수도 같은 기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뮤직허그 이용자 1인당 스트리밍 건수도 60% 증가했다.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음악장르는 OST와 발라드곡으로 나타났다. 서인욱 지니뮤직 서비스개발본부장은 “음악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촉각적이며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한다”며 “‘인간 DJ’가 운영하는 뮤직허그의 이용자가 매년 급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