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제 원인 문재인씨" 논란 '시사직격' MC, "일본 극단적 인식도 대면 필요"

입력 2019-10-28 13:19
수정 2019-10-28 13:19

KBS 1TV '시사직격' 4회에서 “한일문제 원인은 문재인씨의 역사관”이라는 일본 산케이 신문 논설위원의 주장을 그대로 내보내 논란이 되자, ‘시사직격’ MC인 임재성 변호사가 입장문을 내 “해당 발언에 자신도 ‘충격이었다’”면서도 “극단적 인식이 일본 사회에 퍼져있다면 이를 대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임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프로그램 초기에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시청자들이 왜 분노하는지 이해하고 납득한다”면서 “친일방송, 매국방송이라고 비판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과, 해명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우선 임 변호사는 해당 방영분의 기획의도에 대해 “한일 인식과 이해라는 조금 딱딱한 제목의 1, 2부작을 통해, 2018. 10. 30. 대법원 판결 이후 1년 동안 벌어진 한일관계 문제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부분을 깊게 드러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국이 가해의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국 정부 수반의 역사관이 지적하는 상황을 편집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대면하고 논쟁하고, 왜 그런 인식이 존재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 목표가 과연 방송에서 충분히 구현되었는가라는 지적에는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구보타 산케이신문 해설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 씨’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그 발언을 제가 제 입으로 다시 한 번 반복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는데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 저도 충격이었다”며 “그러나 그러한 인식이 일본 사회에 존재하고, 또 극단적이라 치부할 수 없는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에 ‘대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송 내용이 편파적이었다는 비판에 그는 "아베 정권 하에서의 산케이는 일본 정부와 오피니언 그룹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매체이다. 조선일보에 비판적이든, 그렇지 않든 조선일보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판매 부수와 영향력도 부인할 수 없다"고 현실적 이유를 들었다.

이어 임 변호사는 “한겨레와 아사히신문만으로 한국과 일본 사회에 ‘현존’하는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꼭 산케이, 조선일보였냐는 비판을 새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방송한 '시사 직격'의 '한일관계, 인식과 이해 2부작 - 2편 한일 특파원의 대화'에서는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이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 씨의 역사관 때문"이라고 발언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에 파문이 커졌고, 27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사 직격' 폐지와 KBS 수신료 폐지를 촉구하는 글도 올라오기도 했다.

KBS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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