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4노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 빠르면 이달 초 출범한다. 새 노조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DS)부문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상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일 삼성전자내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흥·평택·화성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들은 11월 내 공식 출범을 목표로 삼성전자 제 4노조 설립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측은 빠르면 이달 초, 늦어도 이달 중순 노조 설립신고서를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지청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출범 예정인 4노조는 이미 2013년부터 집행부를 꾸리고 출범을 준비해왔다.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명부 기준으로 약 400명이 가입했다"며 "기흥·평택·화성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들 뿐 아니라 구미 등 다른 사업장 근로자들도 가입 신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SK하이닉스 노조, LG디스플레이 노조와도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산별노조화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4노조는 조직체계와 규모면에서 기존 1, 2, 3노조와 차별화된다. 기존 노조들은 모두 상위 노조없이 독자적으로 지난해 설립됐다. 4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로 편입될 예정이다. 사무실도 화성 반도체 사업장 인근에 '한국노총'명의로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30일 기흥·평택·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한국노총이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홍보전을 펼쳤다.
규모도 400명 이상으로 기존 노조를 압도한다. 사무직 직원 2명으로 구성된 제1노조는 지난해 3월 고용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았다. 제 2노조는 삼성전자 구미지부 사업부 근로자 3명이 설립, 지난해 8월 출범했다. 1노조는 직종별, 2노조는 지역별 노조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 3노조는 '전국 노조'를 표방하며 2노조와 같은 달 고용부로부터 노조 설립 인가를 받았다. 3노조는 출범 당시 삼성전자 전 직종과 전 지역을 포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노조원 규모는 30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노조의 설립 움직임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며 "만약 새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지방노동청에 제출하면 그때 통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 설립에 관한 사실을 파악하려 나설 경우 자칫 부당노동행위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지금은 (새 노조 설립과 관련해) 어떤 사실 관계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재판, 한-일 무역갈등 등 산재한 악재가 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노조까지 출범할 경우 삼성전자 경영에 추가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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