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김모씨가 법정에 직접 증인으로 선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25일 열린 김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사건의 네 번째 공판기일에서 검찰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김 의원의 딸을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음날 8일 오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첫번째 공판기일에 이어 김 의원 딸에 대해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재차 요청했다. 김성태 의원 측 변호인은 “검찰의 진술 조서가 이미 증거로 채택돼 있고 (김 의원 딸이) 언론에 노출되는 데 대한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내놨다. 재판부는 “재판 초 기각했으나 딸의 계약직, 정규직 채용 과정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거치며 증인으로 부를 필요가 있다”며 “김 의원 딸을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결정했다.
김씨는 2011년 KT스포츠단에서 파견 계약직으로 근무하다 2012년 하반기 KT 정규직 공개채용에 합격해 입사했다. 검찰은 김씨가 공개채용 당시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가 이뤄진 후 채용과정에 중도 합류했고, 온라인으로 따로 치른 인적성 시험에서 불합격 수준의 결과가 나왔는데도 최종합격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김 의원이 2012년 이 전 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무산시켜 주자 KT가 김 의원의 딸을 특혜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2012년 당시 KT 채용 업무를 맡았던 전 인사팀장 권모씨와 당시 KT의 파견인력 채용을 대행한 업체의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씨는 상부에서 김씨를 KT 공채 전형에 중도 합류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KT스포츠단에 파견직으로 근무하던 김씨를 직접 만나 이 내용을 전달한 인물이다.
권씨는 법정에서 “김씨에게 ‘이야기 들으셨죠’라고 했더니 적극적 반응은 없었지만 알겠다는 정도의 고개 떨림이 있었다”며 김씨가 자신이 정규직 공채 전형에 중도 합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