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끝에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스타의 상징적 인물 유승준(스티브 유)과 MC몽이 돌아온다.
먼저 대중들의 단단해진 마음의 벽을 두드린 것은 유승준이다.
1997년 4월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 히트곡을 내며 최고의 댄스 가수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해병대에 가겠다"던 근육질 스타는 군입대 하겠다던 평소의 발언과는 달리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해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점이 온국민의 분노를 샀다. 이에 법무부는 유승준의 한국 입국을 제한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입국 제한 조처를 했으며 그해 2월 인천공항에서 유승준은 입국이 거부됐다.
정성득 병무천 부대변인은 지난 7월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국에) 들어오는 형태가 여러가지 있는데, 스티븐 유의 경우 일단 입국이 금지된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도 들어올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부 대변인은 "병역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만 이행할 수 있는 권리이자 의무다. 유승준은 이를 저버렸고,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그 사람을 그냥 (유승준이 아니라) '스티브 유', '외국인 스티브 유'라고 부른다"고 부연했다.
이후 중국 등지서 활동하면서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그는 2015년 5월 두 차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든 두 아이와 함께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호소하며 사죄했다.
또 입국을 허락해 달라며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2016년 1심에 이어 2017년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 사건의 선고기일은 11월 15일로 결정됐다.
유승준은 유튜브로 팬들과 소통할 것을 발표했다. 이어 약속대로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유튜브 영상 어제 약속 드린대로 업로드했다. 혼자서 하니까 쉽지 않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 같다. 새롭게 뭔가를 알아가고 배워가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왜 진작 이런 소통의 통로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늦게나마 시작하게 되어서 너무 좋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혼자 좋아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많은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악플러님들도 시간 내셔서 악플 다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시다. 관심이라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모두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적었다.
25일 기자들과의 음감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복귀하는 MC몽은 2010년 고의 발치 및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로 병역기피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의혹의 핵심은 지난 1998년 징병검사 때 1급 판정을 받은 MC몽이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했고, 2007년 치아저작기능 점수 미달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것이 정상적인 과정이었냐는 것이다. 치과 전문의들은 일부 치아가 고의발치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를 내놓아 MC몽 측에 힘을 실어주었지만 검찰은 2006년 12월에 발치한 35번 치아에 대해 고의성을 주장했다.
법정공방 끝에 당시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 기피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 등 고의로 입대 시기를 연기한 혐의는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다. 이후 공개적인 연예 활동을 하지 않은 그는 음악 작업에만 전념해왔다.
그러던 MC몽이 지난 6월 22일과 7월 6~7일 각각 부산과 서울에서 열린 김종국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MC몽은 해당 콘서트에서 '서커스', '죽을 만큼 아파서'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불렀다. 또한 MC몽은 "종국이 형과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면 갈비찜을 시키는데 형이 사람들도 많은데 큰 소리로 '너는 이가 약하니까 꼭꼭 씹어먹어'라고 한다"고 과거 발치 논란과 관련해 스스로 디스하며 웃음거리를 자처했다.
MC몽 소속사 밀리언마켓에 따르면 25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채널8'의 타이틀곡 '인기' 피처링에는 최근 대세가수인 송가인이 함께 했다.
MC몽의 젊은 날의 반성과 후회를 담은 곡이다. '인기란 결국 대중에게 답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노랫말에 녹아냈다. 송가인과 함께 밀리언마켓 소속 가수 챈슬러가 피처링했다.
대중을 다시 찾은 유승준과 MC몽의 복귀 소식에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자숙이라고 하기엔 긴 시간을 힘겹게 보낸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팬들도 있는 반면 복귀를 원치 않는 이들도 대다수다.
인기가 절정일 때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배신감. 유승준과 MC몽이 대중 마음 속으로 재진입하는데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