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대표 차량인 쏘나타는 국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중형 세단이다.
1985년 출시된 1세대부터 2019년 8세대에 이르기까지 30년 넘는 시간을 통해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자동차이기도 하다.
8세대 쏘나타는 준수한 반자율주행 기능과 넉넉한 공간, 안락한 승차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쾌적한 환경에서 운전을 즐길 수 있고 운전 피로도도 매우 낮은 점이 강점이다. 다만 젊은 디자인으로 다양한 세대를 공략하고 나섰음에도 동력 성능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쏘나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0은 일반적인 주행에서야 문제가 없지만 가속이 필요한 순간에서는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RPM만 높아지고 속도는 제자리에 그쳤다. 스포츠모드에서도 변속이 더뎌 역동적인 주행이 어려웠다.
◆쏘나타 센슈어스, 2.0 편의성 '그대로'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쏘나타 센슈어스는 2.0의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동력 성능 한계는 넘는다. 배기량은 낮지만, 센슈어스가 상위 모델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동일한 8세대 쏘나타인 만큼 내·외관에서 극적인 차이는 없다. 쏘나타 센슈어스 전장·전폭·전고는 4900·1860·1445mm로 2.0 모델과 동일하다. 초기 에쿠스보다 긴 2845mm의 축간거리도 유지됐다. 가족을 위한 승차공간에 있어서는 지적할 곳이 없을 정도다.
외관에서 다소 젊어진 느낌은 받을 수 있다. 가로 선으로 차분함을 강조했던 그릴이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으로 더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크롬을 입혀 고급감을 더하면서도 곡선으로 우아함을 더했던 범퍼 디자인도 직선을 강조한 저돌적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쏘나타 센슈어스의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수치로 보면 2.0 모델의 160마력, 20.0kg.m에 비해 다소 향상된 정도다. 핵심은 변속기 변경이다. 기존 6단 자동변속기가 8단으로 교체됐는데, 변속 지연이 사라지며 동력 성능을 모두 끌어내준다. 일상 주행 영역인 1500RPM부터 최대토크를 모두 발휘하기에 아쉬움을 느끼기 어렵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을 하거나 주행 중 속도를 더 높이는 경우에도 쏘나타 센슈어스는 공격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2.0의 스포츠 모드와 센슈어스의 에코 모드를 비교하더라도 센슈어스의 손을 들어줄 정도다. 속도를 높이면 핸들은 묵직해지지만,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기민하게 반응해준다. 가속 역시 더욱 즉각적이다.
변속기를 변경하자 연비가 개선됐다. 쏘나타 2.0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3.0~13.3 km/l이지만 쏘나타 센슈어스는 13.2~13.7 km/l다. 시승 과정에서도 13km/l 이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고, 급가속과 급제동, 저속 운행 등 연비를 낮추는 주행을 하더라도 11km/l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변속기 바꾸니 젊어진 주행감성
쏘나타 2.0 모델에 적용된 첨단 기능도 고스란히 유지됐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지형을 시원하게 보여주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전방을 충실히 주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원한다면 버튼 하나로 반자율주행 기능에 운전을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i를 활용한 음성인식 비서는 말 한마디로 전화를 걸거나 에어컨 온도를 바꿀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하부 소음과 노면 진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0 모델에 비해 노면을 훑는 듯한 진동과 소음은 다소 커졌다. 스포티한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전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이지만, 정숙한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고민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이중접합유리를 채택해 외부 소음은 잘 억제하는 부분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중형 패밀리카의 탁월한 승차감에 스포츠세단의 성능을 약간 가미한 차량이다. 성능 자체야 스포츠카나 스포츠세단에 비할 수 없지만, 이러한 차들은 운전 피로도가 높고 뒷좌석 승차감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어준다.
쏘나타 센슈어스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2489만~3367만원으로, 2.0 모델 2346만~3289만원보다 약간 높게 책정됐다. 가장 낮은 트림인 스마트에서는 143만원 차이가 나지만, 프리미엄 패밀리부터는 78만원으로 격차가 줄어든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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