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흥행할 수 있을까. 국내 관광·쇼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KSF)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KSF는 다음달 1일부터 22일까지 600여개 유통·제조·서비스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백화점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유통업 특약매입거래 심사지침' 개정에 반발하며 불참이 우려됐으나 결국 동참해 부담을 덜었다.
KSF 추진위원회는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603개 유통·제조·서비스업체가 이번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3일 기준으로 지난해(451개)보다 152개 많은 기업이 참여를 신청했고, 추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4회째를 맞은 KSF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정부 주도로 진행됐으나 올해부터 업계 중심의 민간 주도로 열린다. 행사 기간도 약 3주간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온라인쇼핑 업계 참여도 크게 늘어 할인폭이 확대된 분위기다. 각 업체별로 자율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최대 60% 할인 및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예년보다 할인율을 높이되 업체별로 행사 홍보와 판촉을 실시하기로 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업권은 백화점이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AK플라자 등 주요 백화점이 참여해 경품 이벤트 및 사은품 증정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치민 한국백화점협회 상무는 "상반기부터 가동된 KSF 추진위에 백화점협회가 참여해왔고 올해는 행사가 민간으로 이양된 첫 해이기 때문에 여러 어려운 여건에도 참가를 결정했다"며 "입점업체가 할인율을 정하고 백화점별 세일품목은 행사기간에 맞춰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주요 업체가 할인행사를 펼친다. 식품, 대형가전, 패션·잡화를 중심으로 할인판매에 나선다. 면세점 업계의 경우 롯데, 신세계, 신라, 현대 등 주요 업체가 시즌 오프 및 특별이벤트를 마련한다. 온라인쇼핑몰 업계에서는 G마켓·옥션·G9·위메프·CJ몰·SSG·11번가 등이 최대 60% 할인쿠폰을 발급하며 모객에 나선다.
역직구몰들도 나섰다. 지마켓글로벌·인터파크 등은 해외소비자를 대상으로 할인 혜택과 이벤트를 제공한다.
제조업계는 업체별, 제품군별로 기획상품을 출시한다. 특히 올해는 가전제품 업계에서 전폭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QLED TV, 삼성제트 등 스페셜 기획제품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스타일러,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15개 인기품목으로 할인행사를 확대한다.
중소·중견기업도 총 393개 업체가 참여한다. 중소·중견기업 우수 특별판매전(득템마켓)이 주요 백화점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진행된다.
편의점도 전국 약 4만개 가맹점에서 1+1, 2+1 사은품 행사 등 이벤트를 벌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KSF는 매해 할인폭이 기대에 못 미치고 소비자 관심도 적어 '속 빈 강정'이란 비판을 받은 부분이 있다"며 "올해도 흥행에는 다소 의구심이 있지만 민간 주도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차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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