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아마존이 물건 팔아서 돈 번다고?

입력 2019-10-24 17:46
수정 2019-10-25 00:48
1994년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연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으로부터 이런 편지를 받았다. “당신은 자신의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당신은 뭔가를 팔아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부정적인 고객 리뷰를 허용하는 겁니까?” 아마존은 고객들이 자유롭게 책의 리뷰를 올릴 수 있도록 했는데, 구매에 나쁜 영향을 미칠 리뷰까지 허용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많았다.

아마존은 2001년 책을 구입하기 전에 오프라인 서점에서처럼 책의 내용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자 똑같은 반응이 일어났다. 책 내용을 미리 공개해 구매를 막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저작권 침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베이조스는 이후에도 부정적인 리뷰를 줄곧 허용했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리보기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발명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되려면 오랫동안 기꺼이 오해받을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아마존은 무언가를 팔 때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마존은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하도록 도와줄 때 돈을 버는 기업입니다.”

<아마존처럼 생각하라>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된 아마존을 통해 혁신과 변화의 기로에 선 기업 경영자들에게 베이조스처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아마존에서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 전략 등을 맡았던 존 로스만이다. 그는 현재 컨설팅 기업에서 비즈니스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이 초대형 조직이 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마존에 있는 특수 팀 ‘랩126’을 소개한다. 이 팀은 오직 아마존의 혁신을 이루는 데만 집중한다. 베이조스는 이 팀의 완전한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한다. 랩126의 사무실은 회사 본사에서 약 1400㎞ 떨어진 곳에 있다. 베이조스는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고위급 임원들과 긴밀하게 협업해 파격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낸다.

저자는 혁신적인 변화에는 반드시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이가 조직의 변화를 원하지만 위험 부담에 겁을 먹고 쉽게 포기하고 만다는 것이다. “조직의 변화는 마술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일어나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 그러나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을 지속적인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