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 5G·AI·센서에 집중"

입력 2019-10-24 18:02
수정 2019-10-25 01:11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의 성패는 5세대(5G), 인공지능(AI), 센서 기술에 달렸다.”

삼성전자가 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 방향과 전략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커질 5G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의 휴대전화 반도체 기술과 시너지가 큰 자동차, 사물인터넷, 보안 시장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사진)은 이날 새너제이 삼성미주법인(DSA) 사옥에서 열린 ‘테크데이 2019’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주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혁신 기술’이었다.

강 사장은 “앞으로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구할 기술은 5G, AI, 센서”라며 “5G 단말기 시장에서 모바일 프로세서와 통신칩 부문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신형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90과 신형 모뎀칩 엑시노스5123 성능은 5G 휴대전화 시장에 맞춰 설계됐다. 엑시노스 990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심화학습) 기능을 가진 신경망처리장치(NPU) 칩을 두 개 갖췄다. NPU 칩이 한 개인 기존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정보 처리 속도가 약 20% 빨라졌다. 엑시노스 모뎀 5123도 5G 네트워크에서 속도가 기존 모델보다 최대 두 배 빨라졌다. 두 부품은 내년 초 공개될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11의 5G 모델에 장착된다.

중국 공략 계획도 공개했다. 강 사장은 “오는 12월 중국 시장에 모바일 프로세서와 통신칩이 하나로 합쳐진 5G 통합칩(엑시노스 980)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중국 3위 휴대폰 제조업체 비보 등이 삼성전자의 5G 통합칩을 장착한 휴대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 1위 업체는 퀄컴(37.1%)이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1.9%로 4위다.

강 사장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 자동차 반도체를 꼽았다. 그는 “삼성이 다른 시장으로 확장한다면 첫 번째가 움직이는 서버인 자동차 시장”이라며 “이미 여러 부품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 DS(디바이스솔루션)미주총괄 신사업팀 부사장은 “자동차에 들어갈 반도체가 전후방 카메라(센서), 자동차키(보안), 인포테인먼트(프로세서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운전대(지문 인식)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며 “차선과 보행자, 다른 차량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구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NPU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