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철희 의원에 이은 두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다.
표 의원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오랜 고민과 가족 회의 끝에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지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 사상 최저라고 알려진 법안 처리율, 20여 회의 보이콧,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폭력과 회의 방해 사태, 막말과 무례와 비방과 억지와 독설들. 여야 각자 나름의 이유와 명분은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놓을 변명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의 방식으로 참회하겠다"면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국가 경제와 국민 복리 그리고 사회 개혁을 위해 내년 예산안 심의 통과 및 쌓여 있는 민생 법안과 선거법, 공수처법, 수사권 조정 형소법 개정안 처리에 뜻과 마음과 노력 모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도 임기 끝까지 최선 다해 힘 보태겠다"고 밝혔다.
또 표 의원은 "2015년 12월 27일 민주당에 입당, 정치를 시작하면서 '초심을 잃게 되면 쫓아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면서 "나름 최선을 다했고, 각 상황의 특성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언행이었다고 합리화를 한다 해도 분명 객관적인 '정의, 공정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치우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하며 총선 불출마를 통해 총체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특히 이 같은 결정이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선택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간) 정치를 한다기 보다 공직을 수행한다는 생각으로, 당 내 정치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지도부나 선배 의원님들의 식사 초대도 번번이 거절해 온 절 따뜻하게 품어주신 민주당 이해찬 대표님과 이인영 원내대표님을 비롯한 의원님들과 당직자 및 당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 그리고 우리 모두의 꿈을 위해 다음 총선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표 의원은 자신의 국회의원 직무 수행을 병역 의무에 비유하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것은 마치 사병으로 의무복무를 마친 후 부사관이나 장교 등 '직업군인의 길'로 들어서는 느낌"이라면서 "전 병장 제대, '전역'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량과 전문성, 인지도 등을 가진 분들에 대한 정치 참여 요청, 가능하다면 가급적 회피하지 말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치 외면하지 마시고 저처럼 지치고 소진된 사람과 임무 교대, 바톤 터치 해주셔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 전부터 고민해오고 가족과 상의하며 내린 불출마 결정을 오늘 발표한 이유는 여가위 현장시찰을 마지막으로 종결된 국정감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곧 시작될 당의 총선 공천 전략과 관리에 도움을 드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남은 제20대 국회 임기가 내년 5월 말까지라고 되짚으며 "임기를 마친 후 공직의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을 벗고 자유로운 개인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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