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큰 성공" 자찬

입력 2019-10-23 23:40
수정 2019-10-23 23: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큰 성공"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안전지대가 만들어졌다! 휴전이 유지됐고 전투 임무는 끝났다. 쿠르드족은 안전하며 우리와 아주 잘 협력해왔다. 붙잡힌 ISIS(이슬람국가(IS)의 옛 이름) 포로들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을 통해 터키 접경의 시리아 내 안전지대로부터 쿠르드 민병대를 철수시키고 터키-러시아 양국 군이 합동 순찰하기로 합의했다.

터키와 러시아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쿠르드족 부대와 군사 조직에 대해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이내에 시리아-터키 국경에서 30㎞ 외곽 지역으로 철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리아-터키 국경으로부터 폭 10㎞에 이르는 터키의 군사작전 구역에서는 양국 군이 합동 순찰을 하고, 군사작전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에는 러시아 군사경찰과 시리아 정부군이 투입된다.

터키는 그동안 쿠르드 인민수비대(YPG)를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규정하고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터키는 안전지대에서 YPG를 몰아낸 뒤 360만명에 이르는 자국 내 시리아 난민 중 100만명 이상을 이곳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다.

이번 합의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해온 미군 철수를 결정한 뒤 터키가 이를 계기로 감행한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터키와 러시아가 시리아 북부∼북동부 완충지대 관리방안을 도출, 미군 철수로 생긴 힘의 공백을 러시아가 메우는 모양새가 되면서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의 패배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