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앞으로 2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570억파운드(약 86조원)어치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한국 기관투자가에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자부합니다.”
영국 국제통상부 소속으로 한국과 일본의 자본 유치를 전담하는 휴 드 뤼지냥 선임 투자담당관(사진)은 23일 ‘ASK 2019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추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영국이 받은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유럽 2위인 프랑스와 3위 독일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고 소개했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부동산, 인프라 부문 투자 증가도 도움이 됐지만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2050년 탄소 무배출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한 영국은 최근 수년간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투자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 해상풍력의 40%(5.8GW)가 영국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 외에 육상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폐기물 에너지 생산,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력망 구축 등의 일감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드 뤼지냥 담당관은 “영국 정부는 5억5700만파운드(약 8400억원)어치 추가 보조금(차액계약제도·CfD) 제도를 도입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장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최저가격을 정해 사업자의 수익성을 정부가 보장함으로써 민간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 등으로 구성된 한국 기관투자가 컨소시엄은 드 뤼지냥 담당관의 소개를 받아 영국 신재생에너지 업체 옥토퍼스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곳의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했다.
그는 “영국 내 주택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 건설회사의 투자도 권했다. 드 뤼지냥 담당관은 “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소 건설사가 상당 부분 폐업해 주택 공급이 수요의 3분의 2밖에 충당되지 못하고 있고, 건축 유형도 벽돌식 위주로 정형화돼 있다”며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고 모듈형 주택을 지은 경험이 많은 한국 건설사들이 영국 시장에 들어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