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社 화두는 친환경…車 소재 무게 78%↓

입력 2019-10-23 18:12
수정 2019-10-24 01:12
세계 최대 소재 박람회인 ‘K 2019’가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23일 폐막했다. 독일 바스프 등 글로벌 톱10 화학회사를 비롯해 3300여 개 화학기업이 참가해 소재 기술을 뽐냈다. 25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은 이번 박람회의 키워드는 친환경을 테마로 한 ‘플라스틱 순환경제’였다.

유럽연합(EU)은 2030년부터 재활용한 패키징(포장)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미국 정부는 재활용 패키징 제품이 포함되지 않으면 각종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기로 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글로벌 화학회사들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내장제에 쓰이는 플라스틱과 전선 등의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인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버려진 페트병 등을 재활용한 물병, 포장재 등 신제품도 대거 출품했다.

바스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퓨얼셀 부품을 3차원(3D) 프린터로 찍어내 경량화한 제품을 전시했다. 바스프 측은 “상당수 기존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세히카세이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요시노 아키라 명예연구원이 개발한 초경량 배터리를 선보였다.

24개 국내 화학회사도 친환경 신제품을 선보이고 환경 규제가 강한 유럽 시장 공략을 타진했다. SK케미칼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구리선 뭉치를 납작한 필름형 케이블 형태로 바꿔 기존 구리선보다 무게를 78.1% 줄인 소재(FFC: flexibe flat cable)를 내놨다. SKC와 함께 개발한 이 소재는 기아자동차의 니로와 K7 하이브리드에 일부 들어가고 있다. SK케미칼은 이 제품을 수소전기차에 납품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롯데첨단소재는 도색할 필요가 없는 사이드 미러와 세탁기 외장재 등을 선보였다. 이석철 롯데첨단소재 유럽법인 팀장은 “소재 제조 공정에서는 통상 두세 차례 도색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화학 제품이 다량으로 사용된다”며 “미리 도색한 소재를 만들면 무게가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뒤셀도르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