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등 번화가에서 e음카드 가입하라고 난리를 치더니 몇 달도 못가고 폐지 수준?” “혜택이 쏠쏠했는데, 이제 안쓴다”
인천시가 21일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이음카드)의 캐시백 요율을 6%에서 3%로 낮추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뉴스 댓글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높다. 사전예고도 없이 발표 하루 만에 시행된 반토막 혜택을 놓고 전통시장 등 시민생활 현장에서도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 이음카드가 올해 4월 선보인지 7개월만에 변곡점을 맞게 됐다. 한 때 결제액의 11%를 현금으로 카드에 입력시켜주면서 가입자가 89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지역화폐다. 인천시는 이달 22일부터 이음카드 캐시백 지급요율을 6%에서 3%로 축소한다고 21일 발표했다. 3% 캐시백도 매월 결제액 30만원 이하 구간에서만 가능하고, 30만원 이상이면 혜택이 전혀 없다. 21일까지는 100만원까지 6% 캐시백이 제공됐다. 시 관계자는 “누적 결제액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등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지역화폐로 자리잡았지만 캐시백 예산을 감당하는데 부담스러웠다”며 “올해 11조원 규모의 시 재정 규모에서 국비 728억원의 캐시백 예산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민들의 역외 소비를 줄이고, 전통시장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책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한 지역화폐 사업이 1년도 안돼 위기에 봉착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음카드 혜택 축소에 대해 “캐시백 3%면 각종 포인트가 적립되고 할부도 가능한 일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왜 이음카드를 발급받아 매번 충전하면서 사용해야 하죠”라며 되묻기도 했다.
이번 개편에 따르면 월 30만원 한도 이내에서 3% 캐시백 요율을 적용하면 캐시백은 최고 9000원에 불과하다. 일반 신용카드의 결제액 할부기능,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포인트 제도 선택 기회 등과 비교하면 혜택에서 별 차이가 없어 지역화폐 무용론도 나온다.
연수구 옥련시장과 주변 상가에서 만난 시민들은 3% 혜택만 있다면 현금 충전해가면서 이음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도 3%라도 되돌려 받으면 그게 어디인가”라면서 계속 사용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이음이 어느 정도 성숙과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캐시백을 낮춰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인천 이음카드는 시행 초기 현금을 충전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소비력 있는 계층에게 유리하다는 지적, 고가 자동차 구입이나 사행·유흥업종 소비라는 악용사례 도출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매출은 하락하고, 동네 수퍼마켓과 편의점은 매출이 증가해 소상공인들에 획기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았다.
반면 서구와 연수구는 22일 올해까지 구내에서 총 30만원까지 결제하면 7%(서구)와 10% 캐시백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11월부터 30만원을 초과해 사용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캐시백 0%다.
시 관계자는 “지난 8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캐시백 구조를 조정하게 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적정 할인율에 어느 정도 부합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 3%로 조정해 내년 이후에도 지속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