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밀러 감독의 SF액션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오는 30일 개봉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인 이 영화에는 1·2편의 연출자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주인공 사라 코너 역의 린다 해밀턴이 제작자와 주연으로 복귀했다. 핵폭탄이 터지는 운명을 사라 코너가 바꾼 뒤 새로운 인류의 희망인 대니(나탈리아 레예스 분)를 각각 지키고, 제거하기 위해 미래에서 슈퍼솔저(매켄지 데이비스)와 ‘터미네이터 Rev-9’(개브리엘 루나)이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조 터미네이터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과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가 위기의 대니를 보호하기 위해 뛰어든다.
슈워제네거와 해밀턴 등 주연 배우들과 제작진이 21일 방한해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슈워제네거는 4편을 제외한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출연한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캐머런 감독이 1984년 제게 터미네이터 역할을 처음 맡긴 것이 배우 커리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이후 여러 액션영화에 출연하면서 큰 배우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2편은 당시 기준으로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캐머런 감독과 이번에 다시 일하게 돼 기쁩니다. 캐머런이 스토리를 새로 쓰고, 액션을 제대로 이해하는 팀 밀러가 합세한 덕분에 대박을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영화는 여성의 역할을 더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인류의 희망인 대니와 그를 보호하는 슈퍼솔저가 모두 여성인 데다 원조 여전사 역 해밀턴도 가세했다. 밀러 감독은 영화를 여성들이 이끌어가는 데 대해 “여성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1편과 2편에서는 사라 코너가 중요한 역할을 했죠. 이번 영화에서 매켄지가 연기한 슈퍼솔저는 남성의 액션과는 달리 인간성과 감성적인 면을 더 넣어 차이를 만들어내려고 했습니다.”
슈워제네거는 “스토리에 보편성이 있는 데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35년간 액션배우로 활동했기 때문에 너무 늙지 않았냐는 반응에 대해 반박했다. “저는 늙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쓸모있고 팔팔합니다. 매일 트레이닝을 하면서 액션을 준비해왔으니까요.”
해밀턴은 “슈워제네거와 재회해 기뻤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아널드와는 커리어 초반에 돈독한 관계를 형성했어요. 하지만 그가 주지사가 되면서 바빠져 못 만났죠. 저는 이번 영화를 위해 1년간 트레이닝을 하면서 잘 준비했습니다. 세트장에서 의상을 걸치고 자연스럽게 배역에 몰입한 상태에서 아널드를 다시 만났을 때 내가 100% 복귀했구나 느꼈어요.”
슈워제네거는 “린다가 트레이닝을 통해 만든 근육으로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설득할 것”이라며 “린다는 달리고 점프하는 장면을 직접 해냈다”고 말했다. “린다의 복귀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어요. 린다처럼 멋있고 강인한 여배우는 없었어요. 영화에서 60대 여배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린다가) 그 정의를 다시 세울 겁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