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도 '강사법' 후폭풍…1년 사이에 1888명 줄었다

입력 2019-10-21 15:04
수정 2019-10-22 03:14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 올 2학기 국립대에서만 시간강사 1888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시행된 강사법은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강사 임용기간을 사실상 3년 이상 보장해주고 퇴직금과 4대 보험금 지급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국립대들이 인건비 부담이 커진 시간강사의 채용을 줄이는 동안 겸임교수와 초빙교수 채용은 늘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21일 방송통신대를 제외한 전국 40개 국립대의 교원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 2학기 전국 40개 국립대의 시간강사는 1만1721명으로 지난해 2학기 1만3609명에 비해 1888명 감소했다. 1년 사이 13.9% 줄어들었다.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립대마저 강사법의 당초 취지와 달리 강사 채용을 줄인 것이다.

대학별 강사 감원 수를 보면 경북대가 252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부산대(225명), 서울대(203명)가 뒤를 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지난해 388명에서 올해 212명으로 45.4% 줄어든 인천대가 강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조사 대상 40개 국립대 가운데 금오공대 순천대 한국교원대 경인교대 광주교대 청주교대 등 6개 대학에서는 강사가 늘었다.

국립대에서 시간강사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동안 겸임교원과 초빙교원은 늘었다. 지난해 2학기 국립대의 겸임교원은 1315명이었지만 올해 2학기는 1547명으로 17.6%(232명) 증가했다. 초빙교원 역시 같은 기간 1236명에서 1380명으로 11.7%(144명) 늘었다. 겸임교원과 초빙교원은 임용 기간이 1년으로 강사보다 짧다. 겸임교원은 4대 보험금 지급 의무도 없어 대학으로선 비용 부담이 적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