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던 증권사들의 3분기(7~9월)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거래대금이 쪼그라들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이 받쳐주지 못한데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자산관리(WM) 부문도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성장동력인 투자은행(IB) 부문도 주춤할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주요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7483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1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거래대금과 신용잔고 감소로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이 쪼그라들 전망이다. 3분기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0% 줄어들 전망이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2.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 감소폭보다 수수료 수익 감소폭이 적은 것은 평균 수수료율이 높은 코스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보다 덜 하락해 수수료 수익을 방어해서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트레이딩 부문과 자산관리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7월에는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과 발행이 모두 호조를 보였지만 8월에는 홍콩사태의 영향으로 조기상환이 줄었고, 9월에는 기타파생결합증권(DLS)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운용도 7~8월 금리가 급락하면서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됐지만, 9월 금리가 반등하면서 증권사별로 명암이 엇갈렸을 것으로 보인다. WM도 홍콩, DLS 사태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5% 내외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성장동력인 투자은행 부문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3분기 IB 손익 추정치는 전분기보다 7.4% 감소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기업공개(IPO) 건수가 줄었고 부동산 관련 딜이 줄어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미흡한 수준이겠지만 금리 변동성, 주식시장 하락을 감안하면 평이한 실적"이라며 "향후 이익을 결정하는 증권사로 자금유입 속도 둔화, 축소되고 있는 투자 여력, 부동산 투자 관련 잡음은 주가 측면에서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요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순이익이 줄어들 곳으로 예상되는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31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0.2% 감소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분기 미래에셋생명 지분 매입과 관련한 염가매수차익 약 200억원이 소멸되면서 다른 증권사들보다 이익이 큰 폭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해외법인 실적이 추가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줄 요소로 지목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