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을 복역한 윤모(당시 22세)씨가 "사건 당시 강압 수사를 한 형사들이 지금이라도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씨는 21일 청주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춘재의 자백으로 누명을 벗을 희망이 생겼다. 2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명예를 회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화성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했고, 경찰은 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윤 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그는 “경찰에서 조사받으면서 쪼그려 뛰기를 하라고 했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해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3일간 조사를 받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형사들이 발로 걷어찼다”고 주장했다.
이후 윤씨는 경찰의 강요에 의해 특정 서류에 지장을 찍게 되었고, 그것이 자백으로 인정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이후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복역하던 그는 감형을 받아 수감 20년 만인 지난 2009년 가석방됐다.
그러다 지난 이춘재가 지난 9월 8차 사건이 자신의 범행이라고 시인하자 윤씨는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윤씨는 “나는 명예를 찾고 싶다. 인간 된 도리로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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