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한남3구역에 '대치동급 학원가' 조성한다

입력 2019-10-20 18:00
수정 2019-10-21 02:49
총사업비만 7조원에 이르는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에 뛰어든 현대건설이 강남 대치동 학원을 유치하는 ‘교육 특화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남향으로 한강을 바라보는 최적의 조망권에 강남의 교육 프리미엄을 접합해 명실상부한 ‘상위 1%’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20일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이 같은 내용의 설계제안서(조감도)를 제출했다. 현대건설은 교육특화시설을 조성해 메가스터디, 종로엠스쿨을 비롯해 대치미래학원, 개념상상학원, 대치나인에듀학원, 대치하이퍼리뷰학원, 매쓰홀릭학원 등 강남의 내로라하는 학원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스타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 이들 학원과 업무제휴도 맺었다. 현대건설 고위관계자는 “한남3구역의 한강 조망권은 강남을 넘어서는 서울 최고 수준이지만 학군 프리미엄이 약한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특화 설계안을 제시했다”며 “한남3구역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설계안”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현대백화점 관계사를 입점시키고 백화점이 직접 관리하는 입주민 조식 서비스와 케이터링 서비스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공개했다. 한남3구역의 아파트 브랜드는 ‘디에이치·더로얄(The H, The Royal)’로 확정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에 ‘왕가의 품격’을 구현하겠다는 의도다. 왕실의 상징으로 쓰이던 봉황문, 용문, 매화문 등 7개의 문양도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선시대 한남 537번지에 있던 제천정(濟川亭)은 물빛과 달빛이 빼어나 명나라 사신이 올 때마다 환송연을 베풀던 장소”라며 “왕가의 별장으로도 사용된 이곳의 풍광과 품격을 한남3구역 입주민이 누릴 수 있도록 차별화된 공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를 통해 이미 시공사로 선정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향후 수주 목표인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을 잇는 ‘트라이앵글’ 수주를 달성하고 추가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한강변에 ‘H 라인’을 완성하겠다는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남3구역 수주전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형 3사가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은 이번에 경쟁사와 달리 조합 측에 스카이브릿지, 커뮤니티 통합, 가구수 변경 등 별도의 특화 설계를 제시하지 않았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나 서울시 등에서 부정적인 중대 변경 수준의 특화 설계를 배제해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에는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 동 5816가구와 각종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한남3구역 조합은 다음달 28일 1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12월 15일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