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창사 이후 최대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공격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하락한 순자본비율(NCR)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후순위채는 증권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NCR 산정 과정에서 자본으로 인정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28일 5년6개월 만기 후순위채 3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5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에 0.9~1.4%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 2.86~3.36% 수준이다.
후순위채는 발행 회사가 파산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는 순위가 일반 채권 투자자보다 뒤에 있다. 선순위채권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금리는 높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하나금융투자가 이번에 발행 예정인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기업 신용도(AA)보다 한 단계 낮은 ‘AA-’로 매겼다.
하나금융투자가 전례 없던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1176%였던 이 증권사 NCR은 올 6월 말 849%로 떨어졌다.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 규모를 약 3조4000억원으로 불렸음에도 NCR 하락을 막지 못했다.
위험액이 급증한 배경엔 해외 부동산 투자가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7년 말 약 5000억원이던 하나금융투자의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신용공여 기준)는 올 6월 말 약 1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와중에 금융투자업규정시행세칙 개정으로 지난해 7월 1일 이후 취득한 부동산집합투자증권에 대한 위험률이 24%에서 60%로 급상승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더 큰 부담을 줬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