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갈라진 주말 집회…이번엔 '공수처 전쟁'

입력 2019-10-20 17:51
수정 2019-10-21 03:10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뒤 첫 주말인 지난 19일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두고 ‘찬성’과 ‘반대’ 주장을 펴는 집회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조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진보·보수 단체는 ‘공수처 설치’를 놓고 격돌하는 모양새다.

서초동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집회 구호는 9차 집회까지 이어온 ‘조국 수호’에서 ‘설치하라 공수처’ ‘응답하라 국회’ 등으로 바뀌었다.

같은 시간 서초동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사용자 모임인 ‘북유게사람들’은 서초역~교대역 구간에서 시민참여문화제를 열고 공수처 설치 및 검찰개혁을 주장했다. 촛불집회가 둘로 나뉘면서 지난 9차 집회보다 규모가 줄었다. 이날 시민연대 집회는 국회 정문앞~여의도공원 도로 약 400m 구간과 국회의사당앞 교차로~서강대교남단 교차로 400m 구간에서 열렸다. 서초동 집회는 서초역~교대역 600m 구간에서 열렸다. 촛불집회 주도권을 두고 양측이 서로 “내부 갈라치기” “작전세력” 등 비난도 일삼아 시민들은 “어느 쪽 집회에 참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으로 모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민의 명령,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검찰이 정부에 불리한 수사를 하면 수사를 중단시키고 사건을 갖고 오라고 할 수 있는 게 공수처법”이라며 “정부 마음에 안 들면 검찰과 경찰이 수사하지 않아도 공수처가 수사해 구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공화당과 ‘문재인 퇴진 국민행동’ 등의 보수단체도 각각 서울역광장,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국회 정문 인근에선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열렸다. 시민연대와 약 100m 떨어진 구간에서 집회가 각각 열리면서 참가자 간 신경전도 벌어졌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