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광고 논란에 피해자 할머니 패러디 영상으로 일침

입력 2019-10-20 14:45
수정 2019-10-20 14:47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한국어판 광고 내용이 '위안부 모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90) 할머니가 패러디 영상을 통해 유니클로와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20일 유튜브에 따르면 윤동현 씨(24, 전남대 사학4)가 제작한 20초짜리 영상에 출연한 양금덕 할머니는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냐"'는 질문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말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난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한다"며 "누구처럼 쉽게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유니클로가 최근 온라인에 공개한 후리스 광고 영상을 패러디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 광고 영상에는 90대 할머니가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실제 영어 대화와 함께 제공된 우리말 자막은 할머니의 대답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니클로가 굳이 일제 강점기인 80년 전을 언급하며 기억 못 한다고 하는 등 실제 대사와 달리 번역한 것은 우리나라의 위안부 관련 문제 제기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것은 정말 의도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유니클로는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유니클로 한국어판 광고 내용이 논란이 되자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세대를 넘어 유니클로 후리스를 즐긴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80년이라는 숫자를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