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연구소를 방문하면서 수소전기차인 '넥쏘(NEXO)'를 타고 등장했다. 청와대가 이 차량을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하는 등 수소전기차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가 현대자동차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문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미래차 부문 경쟁력 1등 국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1번째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났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7번째로 문 대통령이 미래차 분야를 비메모리반도체·바이오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중점 육성키로 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넥쏘(NEXO)는 어떤 차?
넥쏘는 문 대통령 전용차로 사용되며 '문재인의 수소차'라고도 불린다.
미래차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넥쏘는 덴마크의 섬 이름이자 '첨단 기술(High Tech)'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대 게르만어로는 '물의 정령'이라는 뜻을, 라틴어와 스페인어로는 '결합'을 의미한다. 풀이하면 '산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오직 에너지와 물만 생산하는 자동차'라는 뜻이다. 궁극의 친환경차를 만들고자 했던 현대자동차의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3월부터 양산한 넥쏘는 전장 4670mm, 전폭 1860mm의 크기로 투싼보다 크고 싼타페보다 작다. 전륜구동 방식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177~197km에 달하며 한 번 충전하면 609㎞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의 수소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것이다.
경쟁 차종인 도요타 '미라이'는 502㎞, 혼다 '클래리티'는 589㎞로다. 600km대는 넥쏘가 유일한 셈이다. 넥쏘의 복합연비는 수소 1㎏당 96.2㎞(17인치 타이어 기준)이며 5분 충전으로 채울 수 있는 최대 수소량은 6.33㎏이다.
넥쏘의 세부모델은 모던과 프리미엄 두 가지가 있다. 판매가격은 모던이 6890만원, 프리미엄이 722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모두 받을 경우 대폭 떨어진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넥쏘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이유는 공해 배출물이 없기 때문이다. 넥쏘는 전기자동차의 장점을 뛰어 넘어 외부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는 공기청정 기능을 가지고 있다. 넥쏘의 광고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 문 대통령 "수소차는 내가 홍보 모델"
정부도 넥쏘의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표준이 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우리 미래차 산업이 나아갈 '3대 추진전략'으로 ▲ 친환경차 기술력과 국내보급 가속화를 통한 세계시장 적극 공략 ▲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제도·인프라(주요도로) 세계 최초 완비 ▲ 민간투자(60조원) 기반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로 신속 전환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미래차 부품·소재 기술개발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기업 혁신을 뒷받침하고, 수소차·자율차 기술개발 성과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해 우리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1997년부터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돌입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대 돌파는 이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다. 대통령으로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자율주행차 시승을 하며 수소전기차차 등 미래차 보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그해 6월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이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방문 당시 수소전기 택시를 시승했고 올해 1월에는 울산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를 하며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문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소차의 가장 큰 불편함이었던 수소충전소 인프라 부족 문제도 정부의 지원으로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충전소 실시간 현황도 조만간 정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게 돼 불편함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